"만나본 역대 최악의 日선수" 홍명보 발언과 저격당한 선수의 입장[초점]

이재호 기자 2023. 1. 13.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금까지 일본 선수를 많이 만나봤지만 역대 최악."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특정 선수를, 그것도 일본 선수를 대놓고 비난했다.

홍명보 감독은 정말 수많은 일본 선수를 만나봤다.

은퇴 후에도 일본을 오갔고 국가대표 감독 등을 역임하며 일본 선수들과 많이 마주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금까지 일본 선수를 많이 만나봤지만 역대 최악."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특정 선수를, 그것도 일본 선수를 대놓고 비난했다. 자신 앞에서는 '팀에 남겠다'고 말하고 라이벌 전북 현대로 이적해버린 것에 대한 분노다.

이 기자회견 다음날 곧바로 일본의 아마노 준 역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에 충격받고 실망했다"며 "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울산 구단에서 정식적인 오퍼를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프로축구연맹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5일 전북은 일본 미드필더 아마노 준의 임대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아마노는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 출신으로 지난해 임대 신분으로 K리그 30경기 9득점 1도움의 맹활약으로 울산의 우승을 이끈 공신. 그런 아마노가 라이벌팀인 전북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것은 상당히 놀라웠다.

그리고 11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아마노의 전북 이적에 대해 홍명보 감독에게 질문이 갔다. 그러자 홍 감독은 작심하고 아마노를 비난했다. "처음에 저와 얘기할 때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은 돈 때문에 전북 현대로 이적한 것"이라며 "거짓말을 하고 전북으로 간 셈인데, 지금까지 일본 선수를 많이 만나봤지만 역대 최악"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정말 수많은 일본 선수를 만나봤다. 현역시절 일본에서만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가까이 뛰며 가시와 레이솔의 주장까지 역임했을 정도. 은퇴 후에도 일본을 오갔고 국가대표 감독 등을 역임하며 일본 선수들과 많이 마주했다. 홍명보 감독과 오랜시간 함께 하고 있는 이케다 세이고 코치 역시 일본인이다. 일본어에도 능숙한 홍 감독이다.

홍 감독은 아마노에 대해 "처음부터 솔직하게 돈에 관해 얘기했으면 팀에 공헌도가 있기 때문에 협상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중요하지 않다고 했던 돈을 보고 이적한 것은 울산 팀이나 선수를 전혀 존중하지 않은 처사"라고 화를 냈다.

ⓒ프로축구연맹

한 개인, 그것도 일본 선수에게 비난을 가한 것이었기에 크게 화제가 됐다. 마침 전북의 기자 간담회도 이 발언이 있은지 하루 후인 12일 열렸다.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이 기자회견에 아마노가 나타났고 "홍명보 감독은 나를 K리그에 데려온 은사이자 우승을 함께한 전우며 존경한다. 하지만 그런 발언을 언론을 통해 한 것에 대해서는 충격을 받았고, 실망 아닌 실망을 했다"며 "홍 감독님이 내가 거짓말쟁이라고, 돈을 선택해 이적했다고 말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마노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지난 여름부터 울산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것이 홍명보 감독과 이케다 세이고 코치에게도 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울산 구단은 정식 제안을 하지 않았고 그사이 전북 현대가 아마노에게 진지한 제안을 했다는 것.

아마노는 "울산은 진심으로 생각하고 (협상) 자리를 만든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계약할 생각이 없다고 받아들였다"는 주장. "울산은 전북에서 나에게 정식 오퍼를 하고서 하루 뒤에야 미팅을 잡았다. 울산 구단 프런트와 홍 감독의 온도차가 곤혹스러웠다"말했다.

결국 아마노는 울산에 남고 싶어 홍 감독에게도 말했지만 정식제안을 하지 않는 울산을 기다리다 더 진지한 제안을 한 전북을 선택했다는 것.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울산이 정말 아마노를 잡고 싶었다면 늦어진 협상 진행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연맹

어찌됐든 일은 일어났고 아마노가 전북 선수가 됐다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가뜩이나 리그 최고팀간의 라이벌 의식이 최고조에 달해있는 K리그에서 아마노 이적건으로 전북과 울산의 라이벌리는 더욱 치열해질 2023시즌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