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발언 유감"vs"아는 일본 선수 중 최악"...현대가 더비, 벌써 뜨겁다

[인터풋볼=김대식 기자(전주)] 2023시즌 K리그1이 벌써 시작한 느낌이다.

한창 K리그의 스토브리그가 뜨거워지고 있을 무렵, K리그1 최고 라이벌인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사이에서 제대로 불꽃이 튀겼다. 발화점은 아마노 준의 이적이었다. 2022시즌 울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아마노가 일본에서 전북으로의 이적을 전격 결정했기 때문이다. 울산과 동행을 이어갈 것처럼 보였던 아마노였기에 더욱 놀라웠다.

타들어가는 불씨에 장작도 아닌 기름을 넣은 건 홍명보 울산 감독이었다. 그는 11일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저와 얘기할 때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은 돈 때문에 전북으로 이적했다. 거짓말하고 전북으로 갔다. 지금까지 일본 선수를 많이 만나봤지만 역대 최악"이라며 아마노를 강하게 비난했다. 홍명보 감독의 발언만 들으면 아마노가 울산을 배신하고 라이벌인 전북으로 간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아마노는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12일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 "홍명보 감독을 존중하고 있었고, 저를 한국으로 데려온 감독님이기에 감사했다. 그러나 어제 기사를 봤고, 언론을 통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유감이다. 충격적이었고, 실망 아닌 실망을 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아마노는 전북 이적 과정에서 울산에 섭섭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돈 때문에 갔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과 다르다. 울산과 작년 여름부터 재계약에 대해 협상했지만 공식 오퍼는 없었다. 감독님께 울산에 남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었다. 전북에서 공식 오퍼가 온 하루 뒤에야 울산 그리고 홍명보 감독님과 미팅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공식 오퍼는 없었다"며 해명을 시작했다.

이어 아마노는 "울산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계속 밝혀왔다. 홍명보 감독님도 있었고, 이케다 세이고 코치도 있었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통해 재계약 뜻을 전했다. 그러나 구단 측에서 정식 오퍼가 없었고, 어떤 제의를 받지 못했다. 재계약에 대한 뜻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울산의 제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이 전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마노의 해명 후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아마노가 울산의 제안을 받지 않았다는 건 잘못된 정보라는 게 밝혀졌다. 하지만 울산이 전북보다 늦었던 건 사실이었다. 전북은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아마노와 그의 원 소속팀인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울산은 아마노가 일본으로 복귀한 뒤 2주 후에야 제안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미 전북행을 결정한 아마노의 입장에서 자신의 선택을 번복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아마노와 울산의 결정 타이밍이 엇갈렸고, 이적 추진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면서 홍명보 감독의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결과적으로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울산과 전북의 라이벌 의식은 더욱 불타오르게 됐다. 시즌 전부터 라이벌리티가 타오르기가 쉽지 않는데, 홍명보 감독과 아마노가 제대로 불을 지펴줬다. 이미 감정은 서로 상할 대로 상했다. 프로다운 태도를 보여줘야 할 선수와 감독이지만 두 사람도 선수와 감독이기 전에 사람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K리그에서 제일 보장된 히트상품인 현대가 더비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2023시즌 K리그1 개막전으로 알려진 현대가 더비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