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둔화 조짐 뚜렷…올해 첫 금통위 '베이비스텝' 밟을까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2023. 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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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오늘 올해 첫 금통위 개최
전날 밤 미국에서 날아든 인플레이션 상승 둔화 소식
국내 물가상승률 5%대…올해도 '상고하저' 상승 압박 여전
최종금리 수준 3.5%로 올린 뒤 향후 상황 살필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올해 들어 첫 번째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통화당국인 한은 입장에서는 '고물가의 고착화'를 막는 것은 물론,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도 해소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금통위의 이날 결정은 한은의 올 상반기 통화정책 운용 향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美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시장 예상치 부합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14개월만에 처음으로 6%대로 떨어졌다.

한미금리 격차 확대를 우려하는 한은 입장에서는 미국의 물가상승세 둔화 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6.5%, 전월 대비 -0.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 연합뉴스


시장의 예상치와 부합하는 수치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이 지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CPI는 지난해 6월 9.1%로 최고치를 찍은 후 6개월 연속 둔화 국면에 들어섰지만 12월 CPI는 시장이 예상한 대로였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오는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리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 대신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최근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임금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 이어, 12월 CPI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미 연준의 최종 금리 목표치가 하향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달에도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 맞춰 4개월 연속 이어진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대신 '빅스텝'을 밟으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바 있다.

한미금리 격차가 부담인 한은…미 속도조절 나서면 '숨통'


NYSE 입회장에 트레이더들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멈추면 한미금리 역전차 확대에도 제동이 걸린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까지 올렸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4.25~4.5%로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다.

지난해 미 연준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한미 금리 역전에 이어 금리 격차는 갈수록 커졌다.

한미금리차가 확대되면 안전자산이자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로 국내 투자자금 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강(姜) 달러 가속화로 원달러 환율도 치솟고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경상수지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금융시장 불안감도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서 24억 2천만달러(한화 약 3조 600억원)를 순유출하기도 했다.

경기침체보단 물가 관리에 중점 둔 한은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최종금리 수준으로 제시했던 연 3.5%에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대를 넘어서고 있는 데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많은 금통위원들이 3.5% 수준을 지목했다"고 소개했다.

서울시내 주택가에 설치된 도시가스 및 전기 계량기 모습. 황진환 기자


하지만 올해 전기·가스요금, 택시비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된 데다, 전년동기 대비 근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 하락반전한 국제유가가 언제든지 요동칠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국내 물가상승 압박은 더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총재도 지난달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기준금리 3.5%는 전제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이 총재는 "기준금리 3.5%를 예상한 것은 11월 금통위 당시 금통위원들의 의견으로 소통의 차원이지 약속이 아니다. 한은이 그렇게 간다든지, 정책에 대한 약속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대외변수에 따라 최종금리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다는 메시지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다만 이날 금통위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환경 조성,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린 뒤 향후 상황을 살필 것이란 예상이 많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겠지만 1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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