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뻥” 현직 교도관, 천만영화 ‘7번방의 선물’ 안 본 이유(출입금지)[어제TV]

서유나 2023. 1. 13.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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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현직 교도관에겐 천만 관객을 자랑하는 '7번방의 선물'조차 웃으며 보기 어려운 영화였다.

1월 12일 방송된 S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관계자 외 출입금지' 2회에서는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이 서울 남부 구치소에 이어 서울 남부 교도소에 들어섰다.

이날 서울 남부 교도소에선 구치소 때와 달리 양세형이 교도관 역할을 맡았다. 이에 수용자가 된 김종국, 이이경은 양세형이 이끄는 대로 가장 먼저 교도소에서 운영 중인 심리치료센터에 들렀다. 수용자들 성폭력 교육이나 알코올·정신질환 교육을 전담하는 센터였다.

최종학 교도관은 해당 센터가 조두순, 김근식도 들렀던 곳이라며 "이슈화 됐던 수용자들은 다 여기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줬다. 그러곤 "스스로 (범죄 사실을) 인정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인정을 해도 '그날 단지 재수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핑계를 댄다. 특히 특별 과정 같은 경우 더 심한다. 출소를 앞둔 1년 이내의 형기를 가진 사람들 중 가학, 변태, 13세 미만 청소년, 장애인 대상 성폭행범을 교육하는데 본인은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범죄사실을 창피해한다"고 말해 분노를 안겼다.

임희 심리센터 교위는 "(수용자들이) 수치감이 상당히 심해 가능하면 사건을 축소해 얘기하거나 피해자 탓을 하거나 알코올 때문이라고 한다"며 "대부분 성범죄 관련 수용자는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사회적 민감성이 떨어지다 보니 사회적 신호, 타인의 감정에 둔감하다. 성관계에서 동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범죄자를 상대하며 겪는 고충은 '사람은 고쳐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식. 임희 교위는 실제로 "관계에서 어떻게 얘기해야 상처받지 않는지에 대해 상담했지만 그 이야기를 나누고 연습한 지 얼마 안돼 조사수용이 된 경우 변화가 쉽지 않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이사람이 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보니 무력감을 느낀다"며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게 맞다.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상담을 통해 상당 부분 교화돼 나중엔 출소 후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한다는 말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최종학 교도관은 "저도 범죄 내용을 보면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우리 형사 사법체계에서 교정이 가장 최후의 보루다. 우리마저 그 사람들을 안 알아주면 갈 데는 없을 뿐더러 다시 나가 또 범죄의 굴레에 빠지고 말 것"이라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살제 2011년 조두순 사건 이후 법무부는 전국 교도소에서 총 5개의 교정심리치료센터를 운영 중. 2011년에서 2021년까지 총 11년간 성폭력 사범 1만 5,696명의 데이터 연구 결과 교정심리치료센터의 프로그램으로 성폭력 사범 등의 재범 가능성이 60% 이상 감소했다고 전해져 교정의 효과를 입증했다.

또 이날 보안과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천성덕 보안교감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영화 드라마 선입견들을 고충으로 밝혔다. "현실하고 안 맞는 방송이 나갔을 때, 악덕하고 맨날 패기나 하고 돈 받아먹고 담배 팔아먹고. 이런 부분이 많았다"는 것.

그는 "개인적으로 '7번방의 선물'은 재밌게 봤다. 따뜻해서. 그거 보셨냐"라는 김종국의 질문에 "안 봤다"며 "제가 들어봤는데 90%는 뻥이다. 저희가 나름대로 사명감이라기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저희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답변, 천만 영화 '7번방의 선물'조차 꺼리게 된 사실을 고백해 놀라움과 안타까움은 안겼다. 이 외에도 교도관들은 교도소에서 일이 힘들어도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는 등의 고민 속에서도 직업에 대한 남다른 책임 의식을 보여줘 뭉클함을 줬다. (사진=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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