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14홈런' 타자에 밀렸다, 안타-도루왕 출신 외야수 일본대표팀 탈락

한신 타이거즈 외야수 지카모토. 일본계 미국인 메이저리그 선수 눗바가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대표 탈락이 결정적이다. 사진출처=한신 타이거즈 SNS

일본 국내리그 성적보다 힘있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먼저다.

일본계 미국인 외야수 라스 눗바(26)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 합류가 결정되면서 탈락자가 생겼다. 도루와 최다안타왕 출신인 한신 타이거즈의 외야수 지카모토 고지(28)가 희생자다. 일본언론은 탈락이 확정적인 지카모토가 부상자가 발생하면 교체선수로 투입이 가능한 예비선수 명단에 포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선수가 최초로 합류하면서, 일본인 외야수 자리가 하나 사라졌다. 우승을 노리는 일본대표팀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변화를 결정했다. 일본계 메이저리그 선수 6~7명을 리스트에 올렸는데 눗바가 유일하게 대표팀에 승선한다.

국가대항전인 WBC는 다른 종목 국제대회와 성격이 다르다. 선수가 자신의 부모, 조부모 혈통, 국적에 따라 대표선수로 출전할 수 있다. 눗바는 네덜란드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자다.

지카모토는 공수주를 겸비한 중견수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해 2009년 첫해부터 주전선수로 활약했다. 지난 4년간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자리잡았다. 2019~2020년, 2022년 도루 1위에 올랐고, 2021년엔 최다안타 1위를 했다.

그는 일본프로야구 최초로 루키시즌부터 2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다. 또 센트럴리그 신인 최다인 159안타를 쳤다. 빠른발을 활용한 외야 수비가 좋다. 2021~2022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년 연속 베스트9에 선정됐다. 4년간 통산 타율 2할9푼2리, 630안타, 31홈런, 171타점, 121도루를 기록했다.

2021년 6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눗바는 메이저리그 톱 클래스 선수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2년차였던 지난해 108경기에서 2할2푼8리(290타수 66안타), 14홈런, 40타점을 올렸다.

두 자릿수 홈런을 빼면 인상적인 성적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인 70만달러를 받았다.

세인트루이스의 외야수 눗바. AP연합뉴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대표팀 감독(62)은 '홈런'을 주목했다. 눗바는 1m90, 95kg 좋은 신체조건을 갖췄다. 컨택트보다 파워가 좋은 왼손타자다.

지금까지 스즈키 세이야(29·시카고 컵스), 곤도 겐스케(30·소프트뱅크 호크스), 요시다 마사타카(29·보스턴 레드삭스), 눗바까지 외야수 4명이 대표팀 선발이 확정됐다. 4명 중 3명이 메이저리그 선수다. 프로 12년차인 곤도는 2019년 프로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 대표로 출전한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메이저리그 3명으로 꾸려진 외야 라인업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본언론은 요시다가 좌익수, 눗바가 중견수, 스즈키가 우익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