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도 고려? 한현희, ‘제2의 이용찬’이 될까… 타 팀들도 주목하고 있다

김태우 기자 2023. 1. 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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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시장에서 아직 계약에 이르지 못한 한현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투수 최대어 중 하나로 뽑혔지만 아직도 계약을 하지 못한 한현희(30)의 거취가 갈수록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 미궁에 빠질수록 이 스토리의 결말은 관심은 높아지는 양상이다.

1월 12일 현재 FA 시장의 미계약자는 총 5명이다. 한현희가 그중 하나인 것은 꽤 놀라운 일이라는 게 야구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해 이맘때까지는 투수 FA 최대어라는 말에 큰 이견을 달 사람이 없을 정도의 매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전 시즌의 부진, 그리고 2023년부터 도입되는 샐러리캡 제한의 직격탄을 제대로 맞은 분위기다.

원 소속구단 키움도 조용하다. 키움은 아직 한현희 측과 구체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선을 긋고 있다. 말 그대로 구단 측에서는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점차 선수가 궁지에 몰려가는 양상이다.

사실 FA 개장 초기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직전 시즌이나 근래 부진 탓에 계약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그러나 한현희의 좋았을 때 능력을 아는 이들이 실권을 쥐고 있는 몇몇 팀에서 한현희 협상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동력이 떨어졌고, 결국은 지금 상황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한현희가 KBO리그에서 계약에 이르지 못할 경우 해외에서 뛰며 다음을 기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FA 자격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벌고, 달라질 상황을 기약하는 방식이다. 현실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실제 몇 년 전에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있었다. 지금은 NC 클로저로 맹활약하고 있는 이용찬(34)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확률이 높은 도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있는 시나리오"라면서 "선수 가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용찬은 보여준 기량과 성적이 확실한 선수였다. 그러나 하필 FA를 앞두고 팔꿈치 수술을 받아 모든 게 꼬이는 듯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FA 자격을 신청하며 시장에 나갔다. 몇몇 구단이 몸 상태를 수소문하는 등 관심을 드러냈지만 아직 재활을 하고 있는 선수에 선뜻 계약서를 내밀 팀은 없었다. 결국 이용찬은 시즌 시작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몇 차례 구단을 상대로 훈련과 투구를 공개하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자신의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끝내 NC가 5월 3+1년 최대 27억 원을 제안하면서 이용찬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이용찬은 이후 성공적인 FA 계약을 보내고 있다.

팔꿈치 수술은 상대적으로 정복된 영역으로 여긴다. 재기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 다른 구단들도 오프시즌 당시 이를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는 게 당시를 회상하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실제 캠프와 시즌 초반을 거치다보니 팀의 불펜 구상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용찬의 가치는 오프시즌이나 시즌 개막 후에나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시점이 바뀌면서 실마리를 찾은 케이스다. NC 외에도 몇몇 팀이 이용찬 영입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오프시즌 때보다 인기가 더 많았다.

당시에는 샐러리캡이 없었고, 올해는 있다는 점에서 이용찬과 한현희를 완벽한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즌에 들어가면 투수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한현희가 그때까지도 시장에 남아 뭔가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는 사건을 또다른 결말로 이끌 수 있다. 한현희로서는 지금 좋은 조건을 받고 계약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그렇지 않다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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