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얼음 강을 건너는 심경 - 김보람
한겨레 2023. 1. 13. 05:06
[시인의 마을]
초조가 진화하면 얼음이 됩니다
표백된 감정이
강 위로 쌓이는 날
약속을
잊은 약속처럼
잃은 사람의 이름처럼
겨울을 이해할 때까지 얼음은 두꺼워집니다
차가움은 모호하고
깨끗함은 위험하니
안에도 바깥이 생겨 비대해진 슬픔
내용 없는 바람이 맥락을 끊습니다
눈은 계속 날리고
발자국은 차오르고
누구도 편애할 수 없는 냉실 속에 있습니다
-김보람 시집 <이를테면 모르는 사람>(시인동네)에서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겨레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단독] 멀쩡한 삼각지역 승강기에 ‘고장’…전장연 또 막으려 했나
- 대통령님 100배, 1000배 보복하면 안 됩니다
- 미 “비핵화가 중요”…윤 대통령 ‘핵무장 가능성’에 부정적 뜻
- 나경원, 저출산위 서면 사직서 낸다…대통령실에 거취정리 요청
- 전쟁 향방의 ‘열쇠’ 솔레다르, 러시아군 점령이 임박했다
- 일본 빠진 윤 정부 ‘강제동원 해법’, 일본 “수용 여지 있지만…”
- ‘바지 빌라왕’ 배후 컨설팅업체 대표 구속…추가 수사도 계속
- 1인 30만원, 올해도 코로나 재난지원금 주는 기초단체들…왜?
-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소녀’…“평범한 삶이 가장 어렵다”
- ‘5·18 북한군 개입설’ 지만원 징역 2년 확정…조만간 감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