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장 점검] ‘샤인머스캣’ 지난해보다 시세 낮을듯…“상품성 높여 출하해야”

손지민 2023. 1.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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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장 점검] (3)·끝 만감류·‘샤인머스캣’
만감류
출하량 늘어 값 하락세 전망
선물세트 수요로 반등 기대도
‘샤인머스캣’ 포도
작년의 2배가량 공급 예상
등급별 가격차이 크게 날듯
제주 서귀포 중문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작업자들이 설 대목에 출하할 만감류를 선별하고 있다.

올 설 대목장 만감류 시세는 지난해 대비 약세가 전망된다. 출하량이 증가했고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어든 탓이다. <샤인머스캣> 포도 역시 출하량이 수요보다 많아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만감류, 출하량 늘 듯…조기출하로 상품성 저하 우려=만감류는 설 대목 출하량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월 만감류 출하량은 생산량이 늘고 설 성수기 출하 의향이 높아 지난해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는 금리 인상 등 경기침체 탓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지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진재봉 제주 서귀포 중문농협 유통사업단장은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설 선물용 주문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산지 거래가격도 약세를 띠고 있다. 밭떼기거래 시세가 1㎏ 기준 <한라봉>은 3500∼3700원대, <레드향>은 4500∼5000원대, <천혜향>은 4000∼4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모두 지난해 대비 20% 이상 낮은 가격이다. 소비부진 우려로 산지 유통인 매수세가 시들해지면서 가격이 떨어졌다는 게 산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품종별 출하 비중을 보면 <한라봉>이 전체 출하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영정 서귀포 위미농협 유통사업소장은 “2월 중순이 적기인 <천혜향> 비중이 전년 대비 줄었다”며 “<레드향>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높게 출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드향>과 <천혜향>은 각각 35%, 15% 정도 점유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년보다 열흘가량 이른 설 영향으로 상품성은 다소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산지 관계자들은 “숙기가 차지 않아 산도가 높은 만감류가 많다”며 “품위 좋은 상품을 선별하고 출하해 만감류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매시장에서도 지난해 대비 출하량 증가로 가격 약세를 전망했다. 신성오 동화청과 경매사는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 시세와 대비되는 상황”이라며 “12월부터 출하되는 양이 늘어난 데다 사과·배 가격 하락으로 선물세트로 만감류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 수 있어 시세 전망은 어둡다”고 예상했다.

다만 택배 마감일 전까지는 반짝 시세 반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길석 중앙청과 경매사는 “설 명절 택배 마감일인 17일까지는 선물세트 수요가 많아 시세 상승을 기대한다”며 “설 대목 직전부터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설 특수에 맞춰 숙기가 덜 찬 조기출하 상품이 시장에 많이 출하되면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라며 “지속적인 만감류 인기를 위해 숙기에 맞춘 품질 좋은 상품 출하가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샤인머스캣’ 등급 따라 가격 양극화 심해질 듯=<샤인머스캣> 포도 산지에선 올 설 대목 출하량이 지난해 이맘때 대비 2배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

출하량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는 우선 지난해 생산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농경연은 2022년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이 6067㏊로 전년 동기(4196㏊)보다 44% 증가했고, 생산량 역시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경북 영천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관계자는 “지난해 <샤인머스캣> 포도 평균 경락값이 낮아 농가들이 출하 시기를 설로 미뤄 출하량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산지에서는 지난해 수출 부진 역시 출하량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정상재 경북 상주원예농협 APC 센터장은 “상주에서 재배되는 <샤인머스캣> 포도는 중국 수출 부진으로 농가 저장량이 많았다”며 “이번 설 대목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값은 지난해보다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월 서울 가락시장 평균 경락값은 2㎏ 기준 3만3145원이었지만 올 1월1∼11일 평균 경락값은 1만2015원으로 64% 하락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출하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데다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 설과 비교해 물동량이 많음에도 상품성 있는 물량의 비중을 30% 내외로 본다. 당도는 우수하지만 경도가 낮거나 창고 보관이 잘못돼 품위가 낮은 상품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시장에서 늘어난 물량을 원활하게 소화하지 못하면서 약보합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품위에 따라 시세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옥 한국청과 경매사는 “<샤인머스캣> 포도가 대중화된 만큼, 상품과 하품에 대한 가격 폭이 커질 것”이라며 가격 양극화를 전망했다.

손지민·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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