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부 만난 칠곡 할매들 “안 이자뿌고 기억해 주시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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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칠곡할매글꼴'로 잘 알려진 경북 칠곡군의 할머니들을 12일 만났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할머니들은 이 연하장에 '칠곡할매들 안 이자뿌고(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가(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을 배아가(배워) 이래(이렇게) 대통령님께 글도 쓰고 참말로 잘했내요. 그자 명절에는 식구가 모이야(모여야) 되는데 나라일 단디(단단히)한다고 식구도 다 못 보고 섭섭지예? 할매도 명절에는 죽은 영감 생각에 마음이 그렇습니데이. 우짜던지 설이니까 복 만이 받고 건강도 잘 챙기시이소'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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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칠곡할매글꼴'로 잘 알려진 경북 칠곡군의 할머니들을 12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올해 설 연하장을 이 '칠곡할매글꼴'을 활용해 제작한 바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칠곡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성인문예교실에서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글씨체다. 칠곡군은 할머니들의 글씨 400개 중 김영분(77) 권안자(79) 이원순(86) 이종희(81) 추유을(89) 할머니의 글씨 5종을 선정해 글꼴을 만들었다.
할머니들은 각자의 글꼴을 만들기 위해 4개월간 각각 2000장에 이르는 종이에 손수 글씨를 써가며 글꼴을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올해 새해 연하장을 권안자 할머니의 글씨체로 제작했다. 칠곡 할머니들은 대통령 연하장에 자신들의 서체가 사용된 것을 알고 설 명절을 맞아 윤 대통령을 위한 가로 90㎝, 세로 60㎝ 대형 연하장을 준비했다.
윤 대통령은 할머니들이 대형 연하장을 준비했다는 소식을 듣고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알리고 감사를 전하기 위해 할머니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할머니들은 이 연하장에 '칠곡할매들 안 이자뿌고(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가(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을 배아가(배워) 이래(이렇게) 대통령님께 글도 쓰고 참말로 잘했내요. 그자 명절에는 식구가 모이야(모여야) 되는데 나라일 단디(단단히)한다고 식구도 다 못 보고 섭섭지예? 할매도 명절에는 죽은 영감 생각에 마음이 그렇습니데이. 우짜던지 설이니까 복 만이 받고 건강도 잘 챙기시이소'라고 썼다.
또 대통령실 방명록에는 '우리 할매들은 대통령님을 믿습니다. 나는 눈이 잘 안 보이가 글 쓰는 것이 힘들어유. 귀는 쪼메 잘 들이요(들려요). 대통령님 좋은 이야기 마이 들리게 해주세요'라고 썼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 건강하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고 적어 화답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할머니들과 환담을 하며 "할머니들의 글씨체가 너무 예뻐 이번 연하장을 받은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김영분 할머니는 "처음에 ‘가나다라’를 배울 때는 막막했는데, 할수록 재미가 있고 눈물도 났다"면서 "이제 학교 가서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추유을 할머니는 "은행 가서 돈을 찾으려고 하면 이름을 쓰라고 하는데, 그때마다 손이 떨렸다"며 "이제는 글을 배워 잘 쓴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추 할머니가 직접 쓴 시 '그때가 좋았다'를 읽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추 할머니는 이 시에는 '(4남매 자녀를) 공부 실길(시킬) 때는 너무나 힘이 들어서 언제나 마칠러나(마치려나)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때가 좋았다'는 내용이다.
김 여사도 "꾸미지 않은 생각과 꾸미지 않는 글이 그대로 있어 더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쓴 시집과 함께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팥과 콩, 쌀 등을 선물했다.
할머니들이 칠곡에서 만든 참외칩과 꿀을 전달하자 윤 대통령 부부는 즉석에서 맛을 봤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칠곡 할머니들과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2년 전 검찰총장 때도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칠곡할매글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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