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詩 읽기] 인생의 사다리에 단단히 못 박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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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뿐은 아니었을 겁니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닌가 싶지만 늘 상처의 크기가 작지 않았다는 것을요.
올 한해는 상처 주지 말자 하고 다짐도 해보고, 상처받지 말자고 다짐도 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상처쯤은 단단히 못으로 박은 다음 완벽한 기둥을 설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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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뿐은 아니었을 겁니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닌가 싶지만 늘 상처의 크기가 작지 않았다는 것을요.
물론 인간의 아픔은, 주는 사람은 크게 의식하지 못해도 받는 입장에서 더 크게 만드는 경우가 더 많지 않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벽에 박는 ‘못’이라는 글자가, 부정을 의미하는 ‘못’이라는 글자랑 똑같이 생겼다는 사실을 새삼 이 시를 통해 깨닫습니다. 손진은 시인은 두개의 다른 말을 과감하게 섞어놓으면서 아주 맛있게 요리했습니다.
이 시는 질문을 하게 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가했던 수많은 ‘못’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못 주고, 못 받고, 못하고, 못 가고, 못살고, 못나고…. 우리 앞에는 많은 못들이 쌓여 철조망의 키를 넘고 있습니다.
올 한해는 상처 주지 말자 하고 다짐도 해보고, 상처받지 말자고 다짐도 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상처로 쓰러지지만 결국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구하게 되는 건 상처로써 가능합니다.
상처에도 긍정과 에너지의 요소가 있고 우리는 우리 몸에 연결된 그것들을 끌어올려 살아 움직입니다. 우리는 인간이니까요.
상처 없는 인간은 매력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하고는 대화할 때 별 매력을 전해받지 못할 거예요. 그렇지만 상처를 쌓아가며 나이 들 수는 없습니다. 상처쯤은 단단히 못으로 박은 다음 완벽한 기둥을 설계하세요.
그래왔듯이 상처로 성숙하겠지요. 그렇게 친다면 올해는 활발하게 상처받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 상처에 함몰되지는 않게 말입니다.
이병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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