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수사는 국정원이"...개혁 의제 선점한 與 '국정원 정상화' 어젠다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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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여당이 '국가정보원 정상화' 어젠다 띄우기에 나섰다.
'검수완박'에 더해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었던 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양을 막겠다는 것인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 개혁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내년 1월로 예정된 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양을 돌이키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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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최근 대공수사 정보 무분별한 유출에 우려
"국정원이 수년간 공들인 수사가 한순간에 물거품"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여당이 '국가정보원 정상화' 어젠다 띄우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개혁 과제를 선제적으로 던지면서 국정동력을 회복하고 있는 만큼, 내친김에 '국정원 개혁'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검수완박'에 더해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었던 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양을 막겠다는 것인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진석 "국정원 대공업무 기능과 노하우 사장 안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내년 1월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는 방침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지령을 받고 결성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반국가단체 '자주통일민중전위' 사건을 언급하면서다.
정 비대위원장은 "국정원의 대공업무 기능과 노하우를 이유 없이 사장시킬 수 없다"고 지적하며 "간첩은 국정원이 잡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딨나라는 자세로 국정운영을 했다"며 "간첩단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선, 국정원의 베테랑 대공수사요원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비해 대공수사 역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국정원이 본래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올해가 '국정원 정상화' 추진의 적기라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여권은 최근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반정부단체의 국가보안법 위반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무분별하게 언론 등에 노출된 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윗선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용이 흘러나갔다"며 "국정원이 수년간 공을 들였던 수사가 반쪽 수사로 끝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野 반대하면 국정원법 개정 불가...대야 공세 성격도
여권은 각종 개혁 의제를 선점함으로써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 가까이 반등하는 등 국정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는 만큼 국정원 정상화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지금 개혁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내년 1월로 예정된 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양을 돌이키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에 대공 기능을 존속시켜야 한다는 당정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지금부터 논의에 들어가지 않으면 내년부터 제대로 된 대공수사는 불가능해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 국정원법 개정이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대야 공세 성격도 없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2020년 12월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 반대에도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경찰청으로 이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여권이 국정원 정상화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야권의 반대에 막힐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시행령 개정 등으로 우회하지 않고 법 개정으로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대공수사권 원복' 법안은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미 발의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법 개정만이 근본 대책"이라며 "민주당이 끝까지 반대한다고 해도 올해 안 통과를 최우선으로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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