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인기 허웅 “군대 간 허훈 있었어도 올스타 1위는 내 몫”

김지섭 2023. 1. 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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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표 차로 2년 연속 '왕별'
15일 올스타전서 특별 무대 선보일 예정
축제 마친 뒤에는 "우승 향해 달린다"
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KCC 허웅이 최근 군산체육관에서 '허웅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군산=김지섭 기자

프로농구 최고 스타 허웅(30·KCC)의 인기가 꺾일 줄 모른다.

2022년에는 동생 허훈(28·상무)을, 올해는 국가대표 가드 이대성(33·한국가스공사)을 제치고 2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했다. 개인 통산으로는 네 번째 최다 득표다. 특히 허훈이 상무에 입대하면서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2위와 격차가 2022년 3만3,848표에서 올해 4만6,289표로 더 벌어졌다.

최근 KCC의 제2 연고지 전북 군산체육관에서 만난 허웅은 “2시즌 연속 올스타 1위에 올라 너무 기쁘다”며 “이번에는 팀 동료들도 (올스타로) 많이 뽑혔다. 많은 분들이 KCC를 사랑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KCC는 올스타전에 선발된 24명 중 허웅, 이승현, 정창영, 라건아 4명을 배출했다. 10개 팀 가운데 최다다.

올해 별들의 잔치가 열리는 곳은 동생 허훈의 안방인 수원 KT아레나다. 허훈이 군대에 가지 않았다면 홈 이점을 살려 형의 인기에 도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허웅은 단호했다. 그는 “(허)훈이가 있었어도 1위는 내가 여유 있게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대신 팬 서비스는 동생 몫까지 두 배로 할 계획이다. 허웅은 “동생은 없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대성이 형과 함께 재미있게 올스타전을 치를 것 같아 기대된다”며 “수원에서 좋은 이벤트를 많이 열어 많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허웅은 올스타전 전날인 14일 팬 투표 ‘톱10’에 뽑힌 선수들과 화성행궁을 찾아 거리 홍보에 나서고, 15일 올스타전 하프타임에는 댄스팀 ‘훅’(HOOK)과 특별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동생 몫까지 팬 서비스에 나설 예정인 허웅. KBL 제공

‘허웅 효과’에 KCC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KCC는 그동안 이상민, 조성원, 추승균 등 스타 군단으로 전국구 인기를 끌었지만 ‘농구대잔치 세대’가 은퇴하고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마케팅 효과도 미미해졌다. 그러나 허웅 영입으로 단숨에 반등에 성공했다. 유니폼 등 구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KCC 관계자는 “이번 시즌 상품 매출액이 벌써 종전보다 5배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중 허웅 관련 상품 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인기 상품은 유니폼, 인형, 키링 등이다.

허웅이 꼽은 '최애 상품'은 '허웅 인형'이다. 출시하자마자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였다. 허웅은 “인형이 귀엽게 잘 만들어졌다. 가장 마음에 든다”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팬들이 경기장을 꽉 채우고 아울러 허웅 상품도 많이 사줄 것”이라며 기대했다. 그러면서 “KCC는 예전부터 (아버지 허재 캐롯 대표가 오랜 시간 감독을 맡았던 팀이라) 정이 많이 갔던 구단이다. 홈 경기장이 꽉 차는 행복한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팀 성적은 조금 고민스럽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 허웅과 이승현을 동시에 품었지만 시즌 초반 하위권에 맴돌았고 지난달 초에는 꼴찌로 추락했다. 하지만 3라운드(6승 3패) 들어 상승세를 탔고, 4라운드도 3승 1패로 순항 중이다. 팀 순위 역시 5할 승률(16승 15패)을 넘어 공동 5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KCC의 반등을 이끈 허웅. 연합뉴스

그 중심엔 역시 허웅이 있었다. 허웅은 31경기에서 평균 31분 2초를 뛰며 16.5점 4.7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했다. 특히 3라운드에는 경기당 평균 19.7점을 몰아치며 KCC의 대반격을 주도했다. 허웅은 “아직 모든 선수들이 지금 성적에 만족을 못 한다”며 “한두 경기 지면 하위권으로 내려갈 수 있다. 매 경기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라운드 반등 비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몸 상태는 초반부터 좋았지만 3라운드 때 선수단 전체가 경기에 더 집중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장 (정)창영이 형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고, 외국인 선수도 좋은 활약을 해줬다. (이)승현이 형은 존재 자체만으로 듬직하다. 코트에서 뛰는 베스트5 중에는 내가 막내니까, 막내답게 열심히 뛴다”고 덧붙였다.

후반기엔 더 높은 곳으로 올라야 한다. 그는 “KCC에 우승하러 왔다. 팀 우승 욕심이 크다”며 “정규리그 1위로 플레이오프에 가는 게 1차 목표, 그 이후엔 챔피언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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