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세 살 비만 여든까지 간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2023. 1. 13. 03:05
‘세 살 비만 여든까지 간다’고 한다. 임상적으로 입증된 말이다. 소아청소년 비만의 80%는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아이들의 과체중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한동안 원격수업으로 집, 학원, 독서실 등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 학생의 경우 과체중 이상 비율이 2019년 27.7%에서 2021년 32.3%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발표된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를 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청소년은 고열량 저영양 식품 섭취가 늘어나고 운동량은 줄었다. 2019년과 비교해 비만으로 진단된 학생들의 혈당, 콜레스테롤, 간 수치 등도 각각 10%씩 올랐다. 이 세 가지 수치는 모두 만성질환을 진단하는 지표들이다.
학교 현장에선 청소년 비만의 증가를 생생하게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청소년 비만 관련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한 보건교사는 “대면수업 전환 이후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학생들의 건강 상태가 매우 위험했다”며 “코로나19 이전 경미한 비만이었던 학생들이 중등이나 고도 비만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사는 “학교 수업 중 운동 시간은 일주일에 3번 체육 수업뿐이다. 선진국에선 체육 수업을 중요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방과 후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의 체력을 기르는 것과 비교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이후로 위축된 학교 체육대회와 학교 축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뮤지컬, 연극 등 학생이 직접 몸으로 참여하고 움직이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앉아만 있는 교실 수업을 과감히 탈피해 몸을 쓰는 활동이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만 소아청소년은 정상 체중의 소아청소년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약 3배나 높다. 마음도 아프게 한다. 외모에 신경 쓰는 나이다 보니 또래 집단으로부터 받는 부정적 피드백으로 인해 우울증, 정서 불안, 적응력 저하 등의 사회적, 심리적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청소년 비만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정부는 국가비만관리종합대책(2018∼2023년)에 근거해 ‘건강한 돌봄 놀이터 사업’, ‘비만 학생 대사증후군 선별검사’를 실시해 왔다.
정부가 청소년 비만 예방과 관리에 나섰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다. 그래서 내년에 발표될 국가비만관리종합대책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근거해 청소년 비만을 관리할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늘어나는 청소년 비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흔히 청소년은 의사가 잘 치료만 한다면 성인보다 체중 감량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아이를 둘러싼 환경을 바꿔야 할 문제다. 어른과 달리 아이의 의지로만 체중을 관리할 수 없다.
평소 아이들이 집에서 먹는 식단 관리, 꾸준한 병원 방문을 위한 가족의 노력, 가정과 학교를 연결하는 통합적인 관리를 필요로 한다. 부모는 물론이거니와 의사, 방문간호사, 보건교사, 사회복지사 등 여러 팀이 협력해야만 소아 비만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비만 학생들의 환경에 맞춘 개별적인 접근과 치료가 필요하다. 아이에게만 ‘먹지 마라’ ‘운동해라’ 하면서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 비만을 질병으로 다루지 않는 건강보험 정책도 개선돼야 한다.
비만을 질병으로 다룬다면 건강보험에서 소아청소년과를 포함한 1차 진료를 담당한 의사들이 진료시간 내에 충분한 교육과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상담수가를 지원해야 한다. 지자체 및 학교와 협업이 가능한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병적인 고도비만 청소년의 약물 치료 역시 건강보험 수가로 지원해야 한다.
국내 소아청소년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구축도 필요하다. 이에 더해 청소년들에게 비만이 놀림 대상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캠페인을 제안한다. 특히 청소년 비만의 경우 학교를 담당하는 교육부와 비만 관리 대책을 수립하는 보건복지부의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 국가비만관리종합대책 수립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비만으로 아픈 소아청소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수립을 기대한다.
최근 발표된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를 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청소년은 고열량 저영양 식품 섭취가 늘어나고 운동량은 줄었다. 2019년과 비교해 비만으로 진단된 학생들의 혈당, 콜레스테롤, 간 수치 등도 각각 10%씩 올랐다. 이 세 가지 수치는 모두 만성질환을 진단하는 지표들이다.
학교 현장에선 청소년 비만의 증가를 생생하게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청소년 비만 관련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한 보건교사는 “대면수업 전환 이후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학생들의 건강 상태가 매우 위험했다”며 “코로나19 이전 경미한 비만이었던 학생들이 중등이나 고도 비만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교 교사는 “학교 수업 중 운동 시간은 일주일에 3번 체육 수업뿐이다. 선진국에선 체육 수업을 중요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방과 후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의 체력을 기르는 것과 비교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이후로 위축된 학교 체육대회와 학교 축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뮤지컬, 연극 등 학생이 직접 몸으로 참여하고 움직이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앉아만 있는 교실 수업을 과감히 탈피해 몸을 쓰는 활동이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만 소아청소년은 정상 체중의 소아청소년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약 3배나 높다. 마음도 아프게 한다. 외모에 신경 쓰는 나이다 보니 또래 집단으로부터 받는 부정적 피드백으로 인해 우울증, 정서 불안, 적응력 저하 등의 사회적, 심리적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청소년 비만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정부는 국가비만관리종합대책(2018∼2023년)에 근거해 ‘건강한 돌봄 놀이터 사업’, ‘비만 학생 대사증후군 선별검사’를 실시해 왔다.
정부가 청소년 비만 예방과 관리에 나섰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다. 그래서 내년에 발표될 국가비만관리종합대책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근거해 청소년 비만을 관리할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늘어나는 청소년 비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흔히 청소년은 의사가 잘 치료만 한다면 성인보다 체중 감량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아이를 둘러싼 환경을 바꿔야 할 문제다. 어른과 달리 아이의 의지로만 체중을 관리할 수 없다.
평소 아이들이 집에서 먹는 식단 관리, 꾸준한 병원 방문을 위한 가족의 노력, 가정과 학교를 연결하는 통합적인 관리를 필요로 한다. 부모는 물론이거니와 의사, 방문간호사, 보건교사, 사회복지사 등 여러 팀이 협력해야만 소아 비만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비만 학생들의 환경에 맞춘 개별적인 접근과 치료가 필요하다. 아이에게만 ‘먹지 마라’ ‘운동해라’ 하면서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 비만을 질병으로 다루지 않는 건강보험 정책도 개선돼야 한다.
비만을 질병으로 다룬다면 건강보험에서 소아청소년과를 포함한 1차 진료를 담당한 의사들이 진료시간 내에 충분한 교육과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상담수가를 지원해야 한다. 지자체 및 학교와 협업이 가능한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병적인 고도비만 청소년의 약물 치료 역시 건강보험 수가로 지원해야 한다.
국내 소아청소년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구축도 필요하다. 이에 더해 청소년들에게 비만이 놀림 대상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캠페인을 제안한다. 특히 청소년 비만의 경우 학교를 담당하는 교육부와 비만 관리 대책을 수립하는 보건복지부의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 국가비만관리종합대책 수립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비만으로 아픈 소아청소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수립을 기대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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