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기자의 일편車심]‘매립식 손잡이’가 풀어야 할 과제
김도형 기자 2023. 1. 1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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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길을 나서려는 참이다.
차 문을 열기 위해 이용하는 손잡이를 차 업계에서는 도어 핸들이라고 부른다.
얼마 전에 탄 한 전기차 택시의 매립식 손잡이에는 '누름'과 '당김'이라고 쓴 글씨가 붙어 있었다.
이처럼 구체적인 안전 규정을 금과옥조로 여겨온 차 업계에서 아직은 낯선 매립식 손잡이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조금 뜻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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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길을 나서려는 참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뭘까. 당연히 시동을 걸어야겠다. 하지만 여기에 앞서서 할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는 일이다.
차 문을 열기 위해 이용하는 손잡이를 차 업계에서는 도어 핸들이라고 부른다. 요 근래에 생산되는 승용차 대부분은 바깥 도어 핸들에 ‘아웃사이드 그립 핸들’ 방식을 쓴다. 손잡이 양쪽 끝은 문에 붙어 있지만 가운데 부분은 문에서 떨어져 있다. 아래쪽이나 위쪽으로 손을 넣어서 손잡이를 움켜쥐고 당겨서 문을 연다. 이전 세대 승용차에는 ‘인사이드 그립 핸들’이 많이 쓰였다. 아래쪽으로 손을 넣어서 손잡이를 위로 젖히듯이 당기면 문이 열린다.
이런 방식을 거쳐 최근 늘고 있는 것은 이른바 ‘플러시 도어 핸들’이다. 손잡이가 평소에는 문 안으로 쏙 들어가 있다가 필요할 때만 튀어나오는 방식, 쉽게 말해 매립식이다. 차 모델에 따라서 수동 혹은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또 지렛대처럼 손잡이 한쪽만 올라오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손잡이 전체가 쑥 올라오는 방식도 있다.
이런 손잡이는 주행 중에 문에서 돌출되지 않으니 미세하지만 공기 저항을 줄여 준다는 장점이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매끈한 옆태를 구현할 수 있다. 미래지향적인 기술이라고 여겨지는 때문인지 전기차와 고급 승용차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작지 않은 단점이 있다. 직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의 손잡이는 누가 봐도 어떻게 하면 문이 열릴지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매립식 손잡이는 그렇지가 않다.
얼마 전에 탄 한 전기차 택시의 매립식 손잡이에는 ‘누름’과 ‘당김’이라고 쓴 글씨가 붙어 있었다. “이곳을 눌러서 손잡이가 튀어나오면 잡고 당기라”는 안내인데 글씨만 보고 문 여는 법을 깨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문을 못 열어서 당황하는 손님이 적지 않다는 것이 기사님의 얘기였다.
탑승객이 문 여는 방법을 모를 때, 평상시라면 운전자가 내려서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고나 비상 상황이라면 어떨까. 누군가가 밖에서 승객을 구조하려고 해도 긴박한 상황에서 문을 어떻게 열지 몰라 허둥대다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차에는 사고 시 문의 개폐를 놓고도 엄격한 안전 규정이 적용돼 왔다. 에어백이 펼쳐질 정도의 사고가 나면 문의 잠금은 해제하되 문이 열리지는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다. 의식을 잃었을지도 모르는 승객이 차 밖으로 굴러 떨어지면 안 되니 문이 저절로 열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구조를 위해 밖에서 쉽게 문을 열 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구체적인 안전 규정을 금과옥조로 여겨온 차 업계에서 아직은 낯선 매립식 손잡이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조금 뜻밖이다. 실제로는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있었던 것일까. 플러시 도어 핸들이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지, 아니면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차 문을 열기 위해 이용하는 손잡이를 차 업계에서는 도어 핸들이라고 부른다. 요 근래에 생산되는 승용차 대부분은 바깥 도어 핸들에 ‘아웃사이드 그립 핸들’ 방식을 쓴다. 손잡이 양쪽 끝은 문에 붙어 있지만 가운데 부분은 문에서 떨어져 있다. 아래쪽이나 위쪽으로 손을 넣어서 손잡이를 움켜쥐고 당겨서 문을 연다. 이전 세대 승용차에는 ‘인사이드 그립 핸들’이 많이 쓰였다. 아래쪽으로 손을 넣어서 손잡이를 위로 젖히듯이 당기면 문이 열린다.
이런 방식을 거쳐 최근 늘고 있는 것은 이른바 ‘플러시 도어 핸들’이다. 손잡이가 평소에는 문 안으로 쏙 들어가 있다가 필요할 때만 튀어나오는 방식, 쉽게 말해 매립식이다. 차 모델에 따라서 수동 혹은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또 지렛대처럼 손잡이 한쪽만 올라오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손잡이 전체가 쑥 올라오는 방식도 있다.
이런 손잡이는 주행 중에 문에서 돌출되지 않으니 미세하지만 공기 저항을 줄여 준다는 장점이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매끈한 옆태를 구현할 수 있다. 미래지향적인 기술이라고 여겨지는 때문인지 전기차와 고급 승용차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작지 않은 단점이 있다. 직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의 손잡이는 누가 봐도 어떻게 하면 문이 열릴지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매립식 손잡이는 그렇지가 않다.
얼마 전에 탄 한 전기차 택시의 매립식 손잡이에는 ‘누름’과 ‘당김’이라고 쓴 글씨가 붙어 있었다. “이곳을 눌러서 손잡이가 튀어나오면 잡고 당기라”는 안내인데 글씨만 보고 문 여는 법을 깨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문을 못 열어서 당황하는 손님이 적지 않다는 것이 기사님의 얘기였다.
탑승객이 문 여는 방법을 모를 때, 평상시라면 운전자가 내려서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고나 비상 상황이라면 어떨까. 누군가가 밖에서 승객을 구조하려고 해도 긴박한 상황에서 문을 어떻게 열지 몰라 허둥대다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차에는 사고 시 문의 개폐를 놓고도 엄격한 안전 규정이 적용돼 왔다. 에어백이 펼쳐질 정도의 사고가 나면 문의 잠금은 해제하되 문이 열리지는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다. 의식을 잃었을지도 모르는 승객이 차 밖으로 굴러 떨어지면 안 되니 문이 저절로 열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구조를 위해 밖에서 쉽게 문을 열 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구체적인 안전 규정을 금과옥조로 여겨온 차 업계에서 아직은 낯선 매립식 손잡이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조금 뜻밖이다. 실제로는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있었던 것일까. 플러시 도어 핸들이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지, 아니면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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