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도 없는 곳에 중국인 격리? 中 주장 팩트체크 해보니

김경은 기자 2023. 1. 1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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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韓중국인 차별 방역” 주장에... 당국 “관광호텔급 객실 제공”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중국인 확진자 격리 시설 내부(왼쪽)와 그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 일부 중국인이 “한국 격리 시설엔 침대도 없고 식사도 샌드위치, 김치가 전부”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보건복지부

중국 매체들은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친강 신임 외교부장(장관) 말을 빌려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 단기 비자 발급을 중지한 데 대해 “한국과 일본이 먼저 중국 국민 여행에 차별적이며 과학적이지 않고 과도한 조치를 했다”면서 “여기에 중국은 대응할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지난 10일부터 ‘방한 중국 여행객에 노란색 카드 강제 착용’ 등 한국 방역 조치 관련 게시물이 올라와 누적 5억 조회를 넘기기도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한국이 입국한 중국인들을 범죄자 취급했다”며 “한국은 합리적인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우리 방역 당국이 12일 설명 자료를 내고 “중국 국적 입국자를 다른 국적 입국자와 차별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반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①중국인에게만 옐로카드를 걸었다?

입국 중국인에게 노란색 카드 목걸이를 주고 걸도록 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중국발 입국자 중 단기 체류 외국인 모두에게 해당한다. 이들은 공항검사센터에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안내자가 이들을 인솔해 데려가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발 입국자라 해도 내국인(한국인)과 장기 체류(90일 초과) 외국인은 거주지 관할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기 때문에 이 카드 목걸이를 차지 않아도 된다. 방역 당국은 이날 영국 국적 중국발 단기 체류 입국자가 이 노란색 카드 목걸이를 걸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②침대도 없고 온수도 안 나오는 호텔?

웨이보 등에서는 “한국 입국 후 코로나에 확진돼 격리 시설에 들어갔지만, 침대가 없고 온수가 나오지 않아 추위 속에 바닥에서 잤다”는 글도 퍼졌다. 한 중국인 입국자가 “중국인들이 머무는 공간에는 침대도, 테이블도, 의자도 없었다”며 “(그런데도) 하루 숙박비와 식비가 900위안(약 16만5000원)이고, 7일 격리 기준 총 6300위안(약 116만원)을 지불했다”고 적기도 했다.

이에 우리 방역 당국은 중국발 단기 체류 외국인 확진자에게 제공하는 격리 시설 사진을 공개하고 “평소 중국 관광객들이 자주 이용하던 관광 호텔급 이상 객실”이라고 반박했다. 사진을 보면 침대나 욕실 등이 깨끗하고 정돈이 잘된 모습이다. 정부가 격리 시설로 운영하는 곳은 인천공항 인근 최대 205명이 들어가는 호텔 3개다. 10일 기준 86명이 격리됐고, 32명은 1주 격리를 마치고 퇴소했다. 김주영 중앙사고수습본부 의료자원지원팀장은 “비용은 우리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대부분 다른 나라도 전액 본인 부담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③식사가 너무 부실하다?

격리 시설에 갔더니 식사가 엉망이었다는 글도 등장했다. 역시 웨이보 글이다. “한국 격리 시설에서 중국인에게 제공하는 식사는 샌드위치에 김치·우유가 전부”라면서 “식사를 휴지통 앞에 놓아준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일부 중국인이 부실한 식사를 거부하면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는 글도 올라왔다.

이 역시 방역 당국은 도시락 사진 여러 장을 내놓으며 반박했다. “코로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전문 도시락 업체가 매일 다른 메뉴를 객실로 제공하고 있다”며 “격리자 생활 편의를 위해 전문 통역사가 대기하고 있고, 격리자가 이불이나 수건·개인용품 등을 요청하면 호텔에서 바로 교체·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의약품이 필요하면 준비한 해열제와 감기약·소독약 등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코로나 증세가 심해지면 방역 택시 등을 이용해 인근 10여 곳 원스톱 진료기관에서 대면이나 비대면 진료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11일까지 중국인 격리자 중 코로나 증세 악화로 진료를 받거나 입원한 사례는 없었다.

중국은 2020년 이후 3년여간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고강도 격리 정책을 펼쳐 격리 비용을 입국자에게 부담시키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선 비위생적인 시설과 부실한 식사로 원성을 듣기도 했고, 격리 시설까지 이동하는 과정도 오래 걸려 항의도 자주 받은 바 있다.

④PCR 검사비도 자비로 부담?

코로나 PCR(유전자 증폭) 검사비로 434위안(약 8만원)을 냈다는 중국인들 불만도 나왔다. 사실 자체는 맞지만 중국발 단기 체류 외국인 모두 같은 처지다. 중국인만 차별하는 게 아니다. 중국에서 왔더라도 내국인과 장기 체류 외국인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PCR을 해준다. 단지 중국에선 입국자 PCR 검사를 거의 무료로 해준다. 상하이, 청두 등 일부만 1건당 16위안(약 3000원)을 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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