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신한은행 약해졌단 말 들을쏘냐” WKBL 득점 선두로

인천=김배중 기자 2023. 1.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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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올스타 경기.

이승준이 코트에 등장하자 신한은행의 안방코트이기도 한 도원체육관이 만원(1622명) 관중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김소니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을 떠나 신한은행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 1,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가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옮긴 김단비, 3라운드 MVP가 김소니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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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서 이적한 김소니아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소니아.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김소니아는 데뷔 후 처음 라운드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등 이적 첫 시즌에 팀의 에이스 자리를 굳혔다. 인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올스타 경기. 2쿼터 중반 한 남자가 코트에 난입했다. 올스타전에 참가한 김소니아(30·신한은행)의 남편 이승준(45)이었다. 이승준 역시 삼성, 동부, SK 등에서 뛰었던 프로농구 선수 출신이다.

이승준이 코트에 등장하자 신한은행의 안방코트이기도 한 도원체육관이 만원(1622명) 관중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이승준과 김소니아는 일대일 맞대결을 벌였다. 11일 같은 체육관에서 만난 김소니아는 “예상 못 한 등장에 당황했다. 남편만 빼고 관중석까지 다 하얗게 보였다. 단둘이 매치업 훈련을 하던 순간들이 떠올라 정말 행복했다”며 웃었다.

다문화가정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포지션(파워포워드)도 같은 두 사람은 2019년 연애를 시작해 이듬해 부부가 됐다. 김소니아는 한국인 아버지와 루마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이승준은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김소니아는 2012년 혼혈 선수 자격으로 우리은행에 입단했는데 가족의 건강 문제로 두 시즌 만에 루마니아로 돌아갔다. 루마니아, 체코, 폴란드 리그에서 뛰던 김소니아는 2018년 우리은행으로 돌아온 뒤 2019∼2020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기량발전상(MIP)을 받으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김소니아는 “남편이 비시즌에는 훈련 상대로, 시즌에는 전력분석원으로 도와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소니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을 떠나 신한은행으로 이적했다. 신한은행에서 뛰던 국가대표 포워드 김단비(33)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과 계약했는데 신한은행이 보상 선수로 김소니아를 지명한 것이다. 올 시즌 1,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가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옮긴 김단비, 3라운드 MVP가 김소니아다. 김소니아는 3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21.6점, 10.4리바운드, 2.6도움을 기록하면서 데뷔 후 첫 라운드 MVP를 수상했다.

신한은행 김소니아와 농구 선수 출신인 남편 이승준. 인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김소니아는 “(김)단비 언니는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하지만 내가 오고 나서 신한은행 전력이 나빠졌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이승준은 “소니아는 승부욕, 투쟁심을 타고났다. 또 조언을 해주면 빨리 습득한다. 내겐 원래 MVP였다”고 아내를 칭찬했다.

3라운드 들어 가장 달라진 건 3점슛 능력이다. 통산 3점슛 성공률이 31.0%인 김소니아의 이번 시즌 3라운드 3점슛 성공률은 42.9%다. 김소니아는 “남편이 ‘넌 원래 슈터야’라고 칭찬을 계속 해줘서 3점슛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이후로 올스타전 휴식기를 보낸 WKBL은 14일 리그 일정을 재개한다. 신한은행은 8승 9패로 4위다.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에 턱걸이를 하고 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5위(4승 13패)인 KB스타즈가 박지수(25)의 복귀로 후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소니아는 “시즌 초반에 지는 경기가 많아 좌절하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은행 시절 언니들은 항상 동생들을 보듬었고 그 동생 중 하나인 나도 그 울타리에서 성장했다. 이 팀에선 내가 언니다. 동생들을 잘 이끌어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18일 1위 팀 우리은행(16승 1패)을 상대로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다.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 우리은행과 세 번 붙어 다 졌다. 내가 더 잘해서 더 이상 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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