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배우길 참말로 잘했다” 칠곡할매들 용산 나들이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인 김영분(77), 권안자(79), 이원순(86), 추유을(89), 이종희(91) 할머니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다. 윤 대통령이 할머니들을 초청했다. 할머니들은 지난 2020년 칠곡군이 문예 교실을 열었을 때 넉 달 동안 2000장에 걸쳐 연습한 끝에 글꼴을 완성했고, 이 글꼴은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새해 연하장은 이 중 권안자 할머니 글씨체로 제작됐다.
할머니들은 대통령 연하장에 자신들의 서체가 사용된 것을 알고 이날 윤 대통령 부부에게 가로 90cm, 세로 60cm 크기의 대형 연하장을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 할머니들은 연하장에서 ‘칠곡할매들 안이자뿌고(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가 고맙습니다. 글을 배아가(배워) 이래 대통령님께 글도 쓰고 참말로 잘했내요’라고 적었다. 또 ‘명절에는 식구가 모이야(모여야) 되는데 나라일 단디(단단히)한다고 식구도 다 못 보고 섭섭지예? 할매도 명절에는 죽은 영감 생각에 마음이 그렇습니데이. 우짜던지 설이니까 복 만이(많이) 받고 건강도 잘 챙기시이소’라고 했다.
할머니들은 대통령실 방명록에도 ‘나는 눈이 잘 안 보이가 글 쓰는 것이 힘들어유. 대통령님 좋은 이야기 마이 들리게 해주세요’라고 썼다. 이에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 건강하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라고 적어 화답했다고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건희 여사는 “할머니들의 글씨체가 너무 예뻐 이번 연하장을 받은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다”고 했다. 추유을 할머니는 “은행 가서 돈을 찾으려고 하면 이름을 쓰라고 하는데, 그때마다 손이 떨렸다”며 “이제는 글을 배워 잘 쓴다”고 했다.
할머니들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쓴 시집과 함께 텃밭에서 재배한 팥, 콩, 쌀 등을 선물했다. 할머니들이 칠곡에서 만든 참외 칩과 꿀을 전달하자 윤 대통령 부부는 즉석에서 맛을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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