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제 ‘인사팀’은 없다
코로나 이후 인사체계 변화 조짐
면접일정 등 지원자에 맞추기도
삼성전자는 지난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각 사업부 ‘인사팀’을 ‘피플(people)팀’으로 바꿨다. 부서 명칭에서 ‘인사’를 뺀 것은 1969년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처음이다. 그간 국내에선 우아한형제들, 토스와 같은 유니콘 스타트업에서 주로 인사(HR) 조직에 피플팀 또는 ‘피플앤컬처(people&culture)팀’이라는 명칭을 써왔는데, 대기업까지 ‘인사’를 떼고 피플팀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적 자원 관리’의 의미보단 인재 양성을 위해 경력 개발 기회와 터전을 마련해주고 상호 협력과 소통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명칭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명칭 변경에는 최근 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여간 면접관을 대신한 비대면 AI(인공지능) 화상면접, 사무실 대신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기존 인사관리 시스템으로는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채용 절차를 대폭 단순화하거나 지원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업체 마이다스아이티는 지난달 마무리한 2022년 하반기 채용에서 서류·인적성·면접 전형을 전격 폐지했다. 대신 지원자가 각자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역량 검사와 이후 현업 부서 담당자가 인재들을 골라 20~30분 정도 커피챗(chat)으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 후 최종 합격자를 선정했다.
게임 개발사 위메이드플레이는 지난달 ‘헬프 데스크’ 제도를 신설했다. 입사 지원자라면 누구나 회사에 방문해 담당자를 만나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 있고, 면접과 회사 방문 일정도 회사가 아닌 지원자에게 최대한 맞춘다. 이 회사는 자유 양식 자기소개서로 지원할 수 있지만, 회사가 직무 수행과 무관한 것으로 정한 결혼 여부, 가족 관계 등 인적 정보는 삭제 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 이력서가 요구하는 사생활 정보는 묻지 않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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