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플레 확 꺾였다"...2월 금리 25bp인상유력, 변수는 '임금'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3. 1. 13.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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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레이 파크 AFP=뉴스1) 권진영 기자 =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몬테레이 파크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사람들이 빵을 사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물가는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9월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2월 소비자물가, 0.1% 하락...2020년 팬데믹 이후 '첫 마이너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CP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는데, 당초 시장 전망치에 정확히 부합한 움직임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7.1%에서 6.5%로 6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5.7% 상승하며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플레 완화 신호 확인"...2월 금리인상폭 25bp 더욱 유력해져
시장은 이번 데이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일관된 신호를 확인했다는 모습이다. 이에 오는 2월1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확고해 지는 모습이다.

이날 CPI 발표 직후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의 패트릭 하커 총재는 메인라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금리인상의 종착점에 접근함에 따라 중앙은행은 앞으로 금리인상폭을 0.25%포인트로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커 총재는 "연준은 올해 몇 차례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한번에 0.75%포인트씩 인상하던 시절은 확실히 지났다"며 "연준은 금리를 5%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린 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금리를 4차례 연속 0.75%포인트씩 올린 이후 12월 인상폭을 0.5%포인트로 축소한 바 있다.
앞으로 관건은 '서비스 물가'...임금 급등에 따른 물가 압력 부담
시장은 일단 상품 관련 물가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본다. 지난달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가격은 중고차를 중심으로 0.3% 하락했다. 12월 휘발유 가격이 9.4% 하락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같은 기간 식품 가격도 0.2% 상승하며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서비스 물가다. 서비스에 대한 탄력적인 소비자 수요가 타이트한 노동 시장 여건과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계속 유지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월스트리트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임금'이다. 블룸버그는 "임금이 기업의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켓워치도 "연준은 최근 임금 급등으로 물가 압력이 계속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 수준으로 다시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 "연준 처방 약발 먹히고 있다...긍정적"
아직 인플레이션 상황이 연준을 완전히 만족시킬 만큼 호전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은 희망을 갖는 모습이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투자전략가는 "이번 CPI수치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처방이 효과가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며 "분명히 여전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물가가 높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년 대비 상승률 6.5%라는 숫자는 너무 높은 수준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이날 발표는 모두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시모나 모쿠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앞으로 휘발유 가격 급락과 같은 유형의 (물가 인하)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다음번 CPI 데이터가 12월 만큼 좋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지만, 그래도 인플레이션 추세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연준, 여전히 매파 발톱 드러낼 수 있어" 경계
그러나 경계감도 감지된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12월 CPI는 연준이 2월 금리인상폭을 2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로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과 일치하는 수치지만, 우리는 연준이 '매파적 25bp'를 만드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웰스파고의 샘 불라드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이번 데이터가 연준이 2월 회의에서 무엇을 할 지에 대한 결정적이고 명확한 증거를 제공할 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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