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상무 참석하고 사장단 총출동…롯데, 3년 만에 '대면 VCM'
롯데그룹, 12일 롯데월드타워서 상반기 VCM 개최
신동빈 회장 "도전하지 않으면 미래 달라지지 않을 것"
[더팩트ㅣ잠실=이성락 기자] 롯데그룹이 올해 경영 계획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 옛 사장단 회의)을 열었다.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방식으로 회의를 개최, 3년 만에 계열사 사장단까지 총출동했다는 점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참석한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전날(12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상반기 VCM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에 과거처럼 롯데의 주요 경영진이 회의 직전 줄지어 타워로 들어서는 상황이 다시 펼쳐졌다. 롯데그룹이 VCM을 대면 회의로 전환한 건 2020년 1월 이후 3년 만으로, 앞서 롯데그룹은 팬데믹 기간 동안 대면과 비대면 화상 회의를 병행하며 VCM을 개최해왔다.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을 지내다 지난해 말 롯데제과 신임 대표로 영입된 이창엽 부사장은 취재진과 만나 "이번 VCM은 50년 후를 준비할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 소비자들이 식품을 통해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CES 2023'에 다녀온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CES에 처음 참여해 우리가 하고 있는 미래 사업인 수소·배터리·CCU 등을 (세계에) 알렸다"며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이 다른 데보다 잘하고 있어 보기 좋았다"고 밝혔다.
회의는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실시됐다. 글로벌 위기 극복을 주제로 한 외부 강연을 시작으로 롯데그룹의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올해 경영 환경을 진단하고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 상황, 이에 대한 대응 방향성을 공유했다. 롯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전략과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재무·HR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번 VCM에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는 신유열 상무는 지난해 롯데케미칼 일본 동경지사에서 상무보로 첫 업무를 시작했고, 최근 그룹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상무로 승진해 권한이 확대됐다.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에서 사업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 가교 역할을 맡게 됐다.
재계는 그룹의 주요 행사인 VCM에 신유열 상무가 참석한 건 경영 수업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유열 상무는 지난해 8월 신동빈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며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롯데 경영진과 롯데백화점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CES 2023' 현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날 김교현 부회장은 신유열 상무에 대해 "일본 기업들이 기술이 좋다"며 "롯데가 해외 사업 능력도 있고, 투자 여력도 있으니 (신유열 상무는) 일본에 있는 기술 좋은 업체들과 콜라보레이션(협력)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VCM에서 대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경영 방침과 최고경영자(CEO)의 자세에 대해 당부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는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건강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CEO들은 위기를 미래 성장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철저하게 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어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 도전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에게 사랑받는 회사'라는 한 방향을 바라보며 혁신의 중심이 돼 회사를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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