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바다된 이태원 참사 공청회..."장관·총리·의원이 2차 가해"
[앵커]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유족들이 오늘 국정조사 특위 공청회에 출석해 오열하며 참사 당일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유족들은 미흡했던 구조당국의 대응을 질타했고, 여야 위원들은 뒤늦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공청회에 참석한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미처 이루지 못한 희생자들의 꿈을 떠올리며 흐느끼고, 흐느꼈습니다.
[최선미 / 이태원 희생자 유족 : 우리 가영이는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고자 방학 때마다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르바이트 월급을 받는 날에는 시골 할아버지 용돈부터 챙기던 아이였습니다.]
엄마는 먼저 떠난 아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김호경 / 이태원 희생자 유족 : 아들은 키가 엄마보다 커지면서 자기가 엄마를 지켜준다고 했습니다. 지금 그곳에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하고 있을 것 같아서 미안해하지 말라고, 엄마에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우상호 /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위원장 : …수고하셨습니다.]
밀리고 밀리던 인파에 약혼녀를 잃은 예비 신랑은 그래도 살아남자 당부합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상자와 생존자가 여럿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저 죽지 않고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주셨으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구조당국의 부실 대응과 모질기만 했던 정치권의 2차 가해 발언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습니다.
[조경선 / 이태원 희생자 유족 : 구급차에 블랙박스도 이미 없어졌다고 합니다. 오빠가 어떤 사고를 당한 건지, 어떤 응급조치를 받은 건지 이제는 영원히 알 수 없게 될까 두렵습니다.]
[김초롱 / 이태원 참사 생존자 :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습니다.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비극의 현장을 목격한 이태원 상인들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남인석 / 이태원 상인 : 저는 그 아이들과 그날부터 계속 49재까지 그 자리에서 같이 잤습니다. 이태원 상인들 다 죽었습니다. 지금 뭐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유족과 생존자들이 바랐던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국정조사 특위, 여야 위원들은 뒤늦게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전주혜 / 국민의힘 의원 (이태원 국정조사 위원) : 저 또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태원 국정조사 위원) : 보다 철저한 조사가 되지 못했던 점. 정말 아쉽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일부 유족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선 독립적인 조사 기구가 필요하다고 요구한 가운데 이태원 국정조사 특위는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17일까지 결과 보고서를 채택할 방침입니다.
YTN 손효정입니다.
YTN 손효정 (sonhj07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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