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CJ대한통운, 택배노조와 직접 교섭 나서야"
'원청' CJ대한통운에 임금 문제 등 직접교섭 요구
대한통운, 단체교섭 거부…"직접 계약 관계 아냐"
[앵커]
택배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택배 노조의 단체 교섭 요구에, 원청인 CJ대한통운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정부 산하 노동위원회에 이어 법원도 노조 손을 들어주면서, 원청과 직접 교섭을 요구해 온 다른 노동계에도 파장이 예상됩니다.
홍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분류 인력 투입 등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벌여 온 전국택배노동조합.
수차례 파업까지 벌인 끝에 재작년 6월, 택배기사를 분류작업에서 제외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사회적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명분으로 인상한 택배 요금을 회사를 위해서만 쓰고 있다며 다시 투쟁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2월엔 원청 사업자가 직접 대화에 나서라며 파업과 함께 CJ대한통운 본사 건물을 18일 동안 불법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유성욱 /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본부장(지난해 2월) : CJ대한통운은 여전히 뻔뻔스럽게 거짓 주장을 지속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노조 죽이기를 지속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원청에 직접 단체교섭을 요청했지만, CJ대한통운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본사가 택배 대리점들과 위탁 계약을 맺고, 각 대리점이 다시 택배 노동자들과 고용 계약을 맺는 구조이므로, 원청인 본사는 노조와 직접 교섭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CJ대한통운이 택배 노조와 직접 교섭에 나설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작년 6월 'CJ대한통운이 실질적으로 택배 기사들의 업무에 지배력이나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단체 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본 중앙노동위 판정을 받아들인 겁니다.
택배노조는 상식에 따른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진경호 / 택배노조 위원장 : 이번 판결로 CJ대한통운 본사가 노동조합과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고 교섭하고 그래서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CJ대한통운은 기존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산하 위원회에 이어 법원에서도 CJ대한통운을 사용자로 인정하면서, 택배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됩니다.
화물차 운전기사나 골프장 캐디, 학습지 강사 등 특수고용직 대부분이 하청 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사실상 원청의 지시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뿐 아니라 일반 제조업과 대기업 사업장도 하도급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만큼,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움직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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