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가시밭길’ 연금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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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은퇴자 천국'으로 불리는 나라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연금개혁을 추진하다 정권을 잃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재차 연금개혁안을 발표해 프랑스가 떠들썩하다.
연금개혁은 우리가 프랑스보다 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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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재차 연금개혁안을 발표해 프랑스가 떠들썩하다. 현재 정년을 2027년까지 63세, 2030년까지 64세로 늘리는 식으로 연금수령 시점을 늦추는 게 골자다. 연금을 100% 받기 위한 근속 기간은 기존 42년에서 43년으로 연장된다. 더 오래 일하고 연금은 더 천천히 받으라는 얘기다. 여론조사 결과, 이 개혁안에 국민 72%가 반대했다. 주요 노조 8개 단체는 “잔인한 개혁”이라며 “19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맞섰다.
하지만 마크롱의 뚝심은 만만치 않다. 2017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연금개혁을 추진한 그는 2019년 말 ‘연금개혁 반대’ 총파업으로 전국이 한 달 가까이 마비됐는데도 포기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유보했을 뿐이다. “빚에 의존한 채 연금을 운영할 순 없다. 우리는 더 오래 일해야 한다”, “연금개혁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공정하고 견고한 사회시스템을 물려줘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 ‘정치꾼은 다음 선거만 생각하고 정치가는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경구를 떠오르게 한다.
연금개혁은 우리가 프랑스보다 더 급하다. 보험료를 너무 적게 내는 데다 저출산 고령화가 세계 최악이다. 문재인정부는 연금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복수 개혁안을 국회에 던져놓고는 허송세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인기 없어도 피하지 않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했다. 마크롱은 노조 대표들을 엘리제궁으로 초대해 개혁 필요성을 설득하는 등 갖은 애를 썼다. 윤 대통령도 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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