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할아버지 한번 만나고 올까”…10대 미래기술 보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보고서
디지털 접근성 따라 교육 격차 커져
‘맞춤형 문해력 향상 솔루션’ 필요
AI가 메타버스 성범죄 탐색도

[사진 = 연합뉴스]

메타버스에서 의견을 교환하며 여론을 형성하고, 가짜 뉴스와 여론 조작 등은 AI가 판별한다. 장기화된 저성장에 불안·우울이 늘면 개인별 일상을 기록한 ‘라이프로그’를 기반으로 치료한다. 영상 위주 콘텐츠 시청으로 떨어진 문해력은 AI·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솔루션으로 향상시킨다. 로봇은 생산 현장에서 인간과 협업하며 노동력을 제공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지수영 연구원·안지현 부연구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MZ세대를 위한 미래 기술’ 보고서를 토대로 그려본 미래의 모습이다. 연구팀은 차세대의 주역이 될 MZ세대에게 유망한 미래 10대 기술을 제시했다.

10대 기술은 각각 △IT기술을 활용한 소통 플랫폼 △가짜뉴스 탐색 및 판별 기술 △디지털자산 대상 금융범죄 예측 △개인 맞춤형 문해력 향상 솔루션 △가상세계 성범죄 예방·판별 △인간과 협업하는 인공지능·로봇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디지털 치료 △체험형 교육 콘텐츠 서비스 △오류 예방 소프트웨어 기술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이 가운데 체험형 교육 콘텐츠 서비스와 관련, 학생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도 체험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과거에 일어난 일을 다루는 역사 교육 등에서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교육 일선에선 역사·진로 교육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오류를 예방하는 소프트웨어 안전도 중요하다고 인정됐다.

가상 공간에서의 성범죄 또한 떠오르는 문제다. 지난해 AI챗봇 ‘이루다’에게 성범죄를 연상시키는 언어를 학습시킨 사례 등이 사회적 문제로 지목된 바 있다.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메타버스 서비스에서도 실제 사람의 아바타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적 발언 등이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공정을 중요시 여기는 MZ세대를 위해 편향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먼저 MZ세대가 정치적 주류로 떠오르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참여 민주주의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여론조작·가짜뉴스의 확산은 우려되는 요소로 지목했다. 이러한 기회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로 IT기술을 활용한 소통 플랫폼과 가짜뉴스 탐색·판별 기술을 선정했다.

디지털 접근성 차이로 인해 소득·문화·교육 등 격차가 심해지고, 윤리적 문제가 생길 여지 또한 큰 것으로 예상됐다.

지 연구원은 “현재도 구현할 수 있지만 사업성이 떨어져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기술이 많다”며 “문해력 향상 솔루션·소통 플랫폼 등 경제·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기술들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래 환경을 분석해 주요 이슈를 선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MZ세대 400명 대상 설문조사와 내·외부 연구진 검토,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10대 미래 기술’을 도출했다.

M세대와 Z세대의 성향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두 세대가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M세대(1980년~1994년생)가 Z세대(1995년~2004년생)에 비해 조금 더 미래를 부정적으로 내다봤고, Z세대는 기술 발전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