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수술 끝 ‘부활’…세계선수권 출전권 모두 따낸 신유빈

황민국 기자 2023. 1. 1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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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두려웠던 재발 걱정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겼다
가볍게 리시브 신유빈이 지난 1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3 더반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예선 여자 단식 그룹 1위 결정전에서 태국의 파라낭 오라완의 공격을 리시브하고 있다. 도하 | 신화연합뉴스
작년 한 해 초조한 재활의 시간
손목 쓰지 않는 운동에서 활로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 부풀어
아직도 통증 여전해 ‘조심조심’

한국 탁구의 미래로 불리는 신유빈(19·대한항공)은 지난해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2021년 막바지 휴스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다친 손목 부상으로 두 차례 수술대에 오르면서 지겹기 짝이 없는 재활로 한 해를 보냈다. 자신이 사랑하는 라켓을 잡은 시간보다 병원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었다.

신유빈을 더욱 괴롭힌 것은 다치기 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었다. 처음 부상을 당했을 땐 복귀를 확신했지만, 부상이 재발한 뒤에는 자신감까지 잃었다.

신유빈은 손목을 쓰지 않는 운동에서 활로를 찾았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으로 몸을 만들었는데, 손목에 신경 쓰다 다른 부위로 부상을 번지는 것을 막는 차원이었다.

신유빈의 노력은 국제무대 성적으로 나타났다. 신유빈은 지난해 11월 슬로베니아 노바고리차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덴더 단식과 혼합 복식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싸우는 무대는 아니지만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은 그는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을 19위로 끌어올려 2023~2024년 국가대표 자격도 되찾을 수 있었다.

신유빈의 상승세는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2023 더반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예선에서도 확인됐다. 신유빈은 지난 10일 여자단식 그룹 1위 결정전에서 태국의 파라낭 오라완을 4-3으로 꺾으면서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 이어 무난히 전 종목 출전권을 따내면서 5월 더반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에 큰 기대감을 갖게 됐다.

신유빈은 2년 전 이 대회에선 부상으로 64강에 머물렀는데, 이번엔 어디까지 올라가느냐가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은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메달 색깔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탁구계에선 신유빈이 2020 도쿄 올림픽과 2021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보여준 기량을 되찾는다면 메달도 꿈이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신유빈은 아직 부상을 완벽하게 털어낸 게 아니라 조심스럽다. 라켓을 휘두를 때 느끼는 통증이 여전하기에 스스로 몸과의 대화를 나누면서 대회를 치러야 한다.

신유빈의 아버지 신수현씨는 “다친 부위가 하루아침에 회복되지 않기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유빈이가 올해는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팬들도 응원해달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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