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갑부’ 루이비통 회장, 장녀를 ‘디올 CEO’로 임명

가족 경영 승계작업 본격화한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최고 갑부’가 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장녀 델핀 아르노(사진)를 크리스챤 디올 CEO로 임명했다. LVMH의 핵심 브랜드인 디올을 장녀에게 맡기며 가족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LVMH는 피에트로 베카리 디올 CEO가 루이비통 CEO로 자리를 옮기고, 델핀이 피에트로의 후임으로 디올을 이끈다고 이날 발표했다.

디올은 LVMH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가치를 지닌 브랜드로 꼽힌다. 델핀은 2000년부터 디올에서 12년을 일한 뒤 루이비통으로 자리를 옮겨 10년간 경력을 쌓았다. 델핀 신임 CEO의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다.

이번 인사 개편으로 LVMH의 가족 경영 체제도 한층 굳건해졌다. 현재 아르노 회장의 다섯 자녀는 모두 LVMH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장남 앙투안 아르노는 지난달 LVMH 지주회사 CEO에 올랐다. 차남 알렉상드르 아르노는 티파니, 3남 프레데릭 아르노는 태그호이어의 CEO로 재직 중이다. 막내인 장 아르노 역시 루이비통에서 근무한다.

블룸버그통신은 “73세의 억만장자가 자녀들을 ‘명품 제국’의 요직에 앉히고 있다”고 평했다. 다만 아르노 회장의 은퇴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지난해 CEO 정년을 75세에서 80세로 올렸다.

LVMH는 유럽에서 가장 큰 기업가치(약 3800억유로)를 지닌 기업으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자산은 1780억달러(약 222조원)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