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관련 모두 삭제"...서욱·박지원, 사건 은폐 지시

홍민기 2023. 1. 1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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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지난 2020년 9월 북한에서 피살된 뒤,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지시에 따라 수십 건의 첩보와 보고서들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 전 원장의 공소장을 보면, 서 전 장관은 이 씨 피격 다음 날 소집된 안보관계 장관회의 직후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서 전 장관은 서해 공무원 사건 관련 자료를 모두 수거해서 파기하고, 예하 부대가 이 사건 관련 내용을 알고 있으면 화상 회의를 통해 교육할 것 등을 지시했습니다.

합참 작전부장과 예하 지휘관들은 이에 따라 56개 부대에서 수신한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 내 첩보 60건, 18개 부대 정보 유통망 내 첩보 5천4백여 건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시기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안보관계 장관회의 뒤 노은채 당시 비서실장에게 국정원에서 수집한 첩보와 관련 자료를 즉시 삭제하라고 지시했고, 노 전 실장은 국정원 차장과 기조실장을 불러 이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국정원에서 이대준 씨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첩보와 이를 분석한 보고서 등 모두 55건이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 전 장관과 박 전 원장, 노 전 실장을 직권남용과 공용전자기록 손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앞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은 각각 합참 관계자 등에게 피격 사건을 은폐하도록 보안 유지를 지시한 혐의, 이대준 씨 사망 사실을 숨기고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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