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먹고 만다”…위스키값 오르자 뜬다는 이것
양 늘려 가성비 좋아지지만, 건강 위험↑
12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 ‘진로토닉워터’의 매출은 전년보다 8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7800만병이었는데 12월에만 1000만병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성장률도 83%를 기록했다. 매출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전년 동기보다 ▲1분기 51% ▲2분기 65% ▲3분기 100% ▲4분기 103% 각각 증가했다. 브랜드 역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소주 1위 기업인 하이트진로가 난데없는 탄산수 특수를 맞은 건 최근 급부상한 ‘하이볼’ 트렌드 때문이다. ‘하이볼’은 위스키를 탄산수나 토닉워터, 진저에일 등에 섞어 마시는 형태의 칵테일이다.
하이볼은 2차 세계대전 후 사상 최악의 불경기를 맞았던 일본에서 인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급량이 많지 않고 비싼 위스키를 여러 차례에 나눠 먹을 수 있어 당시 일본 젊은이들이 이를 선호했다는 것이다.
지난 세기에 인기였던 칵테일 제조 방식이 다시금 떠오른 건 최근 위스키 가격이 들썩이고 있어서다.
펜데믹으로 ‘홈술’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2030 소비자들이 위스키 시장에 대거 몰렸는데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크게 오른 것. 여기에 코로나19발 국제 물류대란과 길게는 10년 이상 숙성해야 비싼 값에 팔리는 위스키의 특성까지 더해졌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문용 싱글몰트 위스키로 꼽히는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산’의 경우 최근 시중 가격이 10만~12만원에 형성되어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7만원대에 불과했는데 4년도 채 되지 않아 70%가량 오른 값에 거래되는 것이다. 그마저도 재고가 있을 때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이볼’이 대체재로 급부상했다는 게 주류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030 소비자들이 값비싸고 품질 좋은 싱글몰트 위스키를 구매하는 대신, 저가형 위스키와 탄산수를 구매해 섞음으로써 양을 늘려 마신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닉워터 등 탄산수를 섞으면 원액보다 도수가 낮아지면서 한층 더 부드러워져 즐기기도 쉬워진다”며 “알코올 도수가 40~45도이던 술이 10~15도 정도로 부드러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위스키 수입액은 ▲2020년 1억3246만3000달러 ▲2021년 1억7534만4000달러 ▲2022년 2억4711만5000달러 순으로 늘어났다. 수입량 역시 2020년 1만5923t에서 지난해 2만4716t으로 55.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전반의 위스키 수요가 꾸준한 만큼 ‘하이볼’ 트렌드와 탄산수 수요도 한동안 꾸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이볼처럼 술을 희석해 마시는 방식이 과음을 유발해 간 손상 위험을 키울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연구진에 따르면 하이볼과 폭탄주처럼 술의 알코올 농도가 10~15도인 경우, 인체에 가장 빨리 흡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음을 유도하고 혈중알코올농도를 빠르게 증가시켜 숙취는 물론, 간 손상 위험을 키운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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