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기 피해금 360억인데, 책임 지지 않는 피의자들 [종합]

김종은 기자 2023. 1. 1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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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실화탐사대'에서 360억 원의 부동산 사기를 저지른 피의자들이 모두 뻔뻔스럽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12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지역방송 앵커가 연루된 수백 억 대 부동산 사기 사건이 다뤄졌다.

이날 제작진은 부동산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을 만났다. 피해자 이 씨는 "3년 전 전세로 들어와 살았는데 몇 달 전 이상한 연락을 받았다. 자기가 집주인인데 월세가 안 들어와서 연락을 줬다고 하더라. 알아보니 그 사이에 매매가 이뤄졌고 나도 모르는 사이 집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너무 황망했다. 3년 전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다만 집주인 역시 피해자였다.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집인 줄 알고 매물을 사들였지만 알고 보니 전세 세입자가 있던 매물이었던 것. 월세 계약서는 위조된 것이었다. 비슷한 내용으로 경찰에 고소된 피해자 수는 100여 명, 피해 금액은 360억 원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특정 부동산 법인 회사와 회사 대표 소유 집을 계약해 사기를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회사가 매매한 주택은 전국 총 413채에 달했다.

특히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회사 대표인 홍희진(가명)의 남편이 지역방송 앵커 최기태(가명)라서 의심 없이 믿고 계약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를 들은 신동엽은 "TV에 나오는 앵커가 어떻게 사기 사건에 연루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고, 박지훈 변호사는 "앵커라면 굉장히 신뢰감을 주는 직업이기에 속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공감했다. 강다솜 아나운서는 "실제 피해자들 중에는 방송 종사자들도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홍 대표와 최 앵커는 본인들도 이용당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해 의문을 자아냈다. 먼저 홍 대표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전 그냥 가정주부고 남편이 시키는 대로만 했다. 남편이 회사에 있기 때문에 본인 이름으로 사업을 할 수 없으니 내 이름으로 한다고 그러더라. 그게 위험하거나 그런 회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큰 건물들을 사고파는구나 싶었다. 그 이후 남편이 메신저로 계속 지시했다. 인감 떼라고 하고 돈 부치라고 했다. 가끔 계약하러 가기도 했다. 그분들이 다 준비해 놓은 상태에서 사인만 했다. 한 번에 열 건씩 계약하기도 했다. 아무 의심 없이 했다"라고 했다.

이어 홍 씨의 동생은 "사건의 내막에는 매형 내연녀가 있다. 내연녀는 매형을 시켜 사기를 지시했고, 본인은 검사와 국세청을 사칭하기도 했다"고 설명해 충격을 선사했다.

최 앵커는 이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법인 회사를 설립하자는 것도, 아내 명의를 빌리자는 것도 모두 손 작가(내연녀)의 생각이었다"고 밝힌 그는 "난 부동산 거래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법인을 차렸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길래 아내 명의로 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처음엔 내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사람, 내 인생의 은인이라고 생각했다. 비싼 차와 좋은 집을 주니까 그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정상 거래가 아니고 불법 사기 거래라는 걸 알았다면 단 한 건도 서류를 안 떼줬을 거다"라고 말했다.

현재 손 작가는 사기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다. 이에 제작진은 손 작가에 면회를 요청했지만 거절됐고, 대신 손 작가의 동생과 면담의 시간을 가졌다. 동생은 "언니가 무슨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 회계 부동산 그런 걸 그렇게 아는지 전혀 몰랐다. 이렇게 크게 사기를 칠 수 있는지 놀랍다. 언니는 잘못한 거 인정하고 자기도 죗값 받을 생각 있다고 하더라. 다만 본인도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 작가로부터 손 편지가 도착했다. 손 작가는 "억울하다. 최 씨 부부의 거짓말이 곧 밝혀질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 피해자들의 분노를 더 들끓게 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실화탐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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