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발전 위해?’ 혐오시설 유치 둘러싸고 갈등 확산
[KBS 대구] [앵커]
조용하던 포항의 산간마을이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시끄럽습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일부 주민들이 화장장이나 쓰레기 소각장같은 혐오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건데, 반대측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포항의 대표적 산간지역이자 농업 관광지인 죽장면입니다.
마을 곳곳에 각종 처리시설 설치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최근 이장협의회가 음식물처리시설 등 3개 시설을 일괄 유치하겠다고 나선 데 대한 반발입니다.
반대 주민들은 전체 주민의 동의가 없었고, 시설이 들어서면 마을 환경도 훼손된다고 말합니다.
[장영태/포항 죽장면 가사리 : "죽장은 포항에 마지막 남은 청정지역입니다. 이런 식으로 음모론적으로 지주 몇몇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 추진하는 것은 절대로 앞으로 안 된다고..."]
이에 대해 이장협의회와 찬성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멸위기 극복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시설 대상지에 사는 주민이 30여 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70대 이상 고령에다 시설 유치 지원금이 20년간 최대 256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합니다.
[조갑수/포항 죽장면 침곡리 : "전부 연세들도 많고 농사를 지어서는 답도 없고... 길도 좋아질뿐더러 휴대폰 정도는 (제대로 터지지 않을까)."]
갈등이 확산되자 결국 이장협의회는 처리 시설 유치를 철회했습니다.
[하혜수/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 "출구가 없다 보니까 안타까운 마음도 있는데, 다만 혐오시설 유치로는 지역소멸을 막는 데 역부족이라고 보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혐오시설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마을 발전만 우선 모색했다 주민들 사이에 감정의 골만 깊어졌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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