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회장후보 안감찬·빈대인·김윤모 압축…후보별 변수는
금융당국 강조한 '파벌·도덕성' 최종선정 변수로
노조, 외부 출신 강력 반발…김윤모에 '걸림돌'
BNK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3명으로 좁혔다. BNK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회장 최종 후보군으로 내부 출신인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외부출신인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BNK금융지주 회추위는 오는 19일 회의에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진행한 이후 최종 1인의 후보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내부 출신인 안감찬 부산은행장은 1989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후 줄곧 여기서만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21년 부산은행장 자리에 오른 이후 역대 최대 경영실적(2021년 순이익 4026억원)을 달성하는 등 경영능력도 보여준 것이 강점이다.
오랜 기간 부산은행에서 경력을 쌓아왔지만 그의 출신 학교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NK금융지주는 그간 부산에 위치한 유명 고등학교(부산상고)와 대학교(부산대, 동아대) 출신들의 '파벌싸움'이 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이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이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임 회장 사퇴 이후 특정 대학, 고등학교 등의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고 한다"며 특정 학교 출신 인사의 회장 선임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따라서 부산대를 졸업한 안감찬 행장의 학력이 회추위가 표를 던지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역시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후 2021년 3월 부산은행장 자리에서 내려올 때까지 쭉 부산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내부 인사다. 그는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행장 직무대행을 맡으며 조직을 빠르게 추스르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지방은행 중에서는 가장 빨리 '디지털'의 중요성에 착안해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썸뱅크'를 출시하는 등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금감원장의 '특정학교' 발언과 관련된 BNK금융지주 내 '파벌싸움'의 중심에 서 있는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는 부산동래원예고, 경성대를 졸업했다.
그는 최근 금융당국이 강도 높게 주문하는 '도덕성을 갖춘 최고경영자(CEO)'와 관련해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다만 BNK금융지주의 굵직한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은 회추위가 그를 최종 후보로 뽑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그는 성세환 전 회장이 주가조작혐의로 조사를 받던 당시 부산은행 부행장을 지내고 있었던 만큼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 아울러 재임 기간 중 채용비리가 발생한 2018년에는 부산은행장을 맡고 있었다.
두 사건 모두 빈 전 행장이 직접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내에서 확인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CEO를 포함한 임원급 인사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가 입방아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외부 출신 인사인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은 은행과 자본시장 등을 두루거치며 금융지주의 핵심 사업에 정통한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1983년 조흥은행에 입행해 1984년 한미은행, 1998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며 '뱅커'의 길을 걸었다. 이후 2000년 하나증권으로 자리를 옮긴이후 솔로몬투자증권 대표이사, KTB 프라이빗 에쿼티 부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부산 출신으로 대동고를 졸업하는 등 BNK금융지주 거점지역과의 연도 있다. 아울러 대학교는 고려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이복현 금감원장이 말했던 학교 간 파벌의 중심에서도 벗어나 있다는 평가다.
약점은 BNK금융지주 직원들이 외부 인사를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BNK금융지주 노조는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회추위를 꾸리고 외부 출신 인사가 공모할 수 있도록 정관을 수정하자 정치권 등과 결탁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외부 인사가 회장으로 선임될 경우 '투쟁'에 나서겠다고까지 선언했다.
김지완 전 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한 만큼 BNK금융지주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면이 김윤모 부회장에게는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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