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번째 희생자 故 이재현 군…“‘보호자 없이’ 경찰 진술”
[앵커]
이태원 '현장'에서 숨진 희생자는 모두 158명입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참사 희생자 수는 한 명 더 많습니다.
현장에서 친구를 잃고 살아남은 한 고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숨진 이재현 군은 참사를 겪고 하루도 안 돼 병실에서 보호자도 없이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군 어머니는 이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한 달 반 만에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16살 고 이재현 군.
이 군은 구조된 다음 날, 병실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부모도 입회시키지 않은 채 미성년자인 이 군을 상대로 한 50분간의 조사였습니다.
[고 이재현 군 어머니 : "아이가 표정이 너무 이제 신경질적으로 화가 나 있는 말투로 저한테 '그냥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경찰이) 물어봐서 그거 얘기했다'고..."]
다음 날엔 보건복지부 직원들이 이 군을 면담하겠다고 찾아왔습니다.
마음을 다독일 새도 없이 그날의 기억을 떠올려야 했던 이 군에게는 2차 가해나 다름없었다고 합니다.
[고 이재현 군 어머니 : "먼저 의견을 구했으면 해도 되나 안 되나 제가 고민이라도 했을 텐데 그냥 갑자기 찾아오신 거거든요."]
결국, 이 군은 죄책감과 우울감에 시달리다 끝내 친구들의 뒤를 따르고 말았습니다.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으면 좋았겠다'는 한덕수 총리의 말은 상처로 남았습니다.
[고 이재현 군 어머니 : "성인도 아닌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아이를 상대로 의지의 정도를 갖고 아쉽다는 발언을 하시는 건, 하실 수도 없는 말을 그렇게 해버리셨어요."]
어렵사리 희생자로 인정을 받았지만, 이번엔 유족이 먼저 '원스톱 지원센터'로 연락을 해야 했습니다.
[고 이재현 군 어머니 : "희생자로 공식 인정을 하겠다고 했으면 원스톱지원센터에서 하다못해 전화 한 통화는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참사 다음 날 병원에서 이 군을 조사했던 수사관은 "조사를 한 건 맞다"면서도 "언론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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