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야, 자주 뜨지마
2100년 한반도 발생 일수
최대 40일 늘어날 수도
인류가 온실가스를 현재 추세로 계속 배출하면 이번 세기말 한반도의 무지개 발생 일수가 최대 40일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위기가 지역별 강수량과 강수 일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2일 미국 뉴욕대, 하와이대 등 연구진이 지난해 10월28일 학술지 ‘세계환경변화’에 발표한 ‘현재와 미래 기후에 따른 세계 무지개 분포’ 논문을 보면 인류가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00년쯤 한반도의 연간 무지개 발생 일수는 약 10~40일 늘어난다.
북한은 무지개 발생 일수가 20~40일, 남한은 10~20일 정도 늘어나는 지역으로 분류됐다. 현재 한반도의 무지개 발생 일수는 50~100일 정도인데 여기서 40일이 늘어나면 하와이처럼 ‘무지개 명소’가 되는 셈이다.
연구진은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또는 더 많이 배출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SSP5-8.5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2100년쯤 무지개가 크게 증가하는 지역으로 한반도와 함께 알래스카 등 북아메리카 북부와 노르웨이 북부, 시베리아 등 유라시아 대륙 북부, 티베트 고원, 동부 보르네오, 일본 등을 꼽았다. 이들 지역에서는 기존보다 무지개가 뜨는 날이 약 66~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지중해, 브라질의 대부분과 남아메리카 북동부, 호주 남부, 중앙 및 남아프리카 일부는 무지개 뜨는 날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의 무지개 발생 일수 감소율은 21~34% 정도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지구 전체의 무지개 발생일은 4.3~5.3일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이 추산한 현재 지구 전체의 무지개 발생일은 117일 정도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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