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상옥 유작 ‘겨울 이야기’… 18년 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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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신상옥 감독님 마지막 작품을 이렇게 대중 앞에 선보이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시사회를 주관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양 회장은 "한국 영화의 산증인인 신상옥 감독님의 작품이 18년 만에 개봉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죄송스럽지만, 늦게나마 개봉하고 대중과 만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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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상옥 감독 아들 신정균 감독이 지난 10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겨울 이야기’(포스터)의 범영화인 헌정 시사회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신상옥 감독은 1952년 ‘악야’로 데뷔해 ‘로맨스 빠빠’ ‘성춘향’ ‘빨간 마후라’ 등 70여편을 만든 한국영화계의 거목.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겨울 이야기’는 고인의 일흔다섯 번째 작품이자 미공개 유작이다. 2004년 촬영을 마쳤지만, 2006년 신상옥 감독이 편집을 마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면서 미완으로 남았다.
하지만 신정균 감독과 조동관 촬영감독을 비롯한 후배 영화인들이 힘을 보태 마무리 작업을 한 끝에 18년 만에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부인이자 배우였으며 2018년 고인이 된 최은희가 엔딩 크레딧에 캐스팅으로 이름을 올려 보는 이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1978년 납북됐다가 돌아오는 등 극적인 삶을 살았던 감독이 남긴 마지막 작품은, 노년과 돌봄,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 치매를 앓게 된 노인(신구 분)과 그를 돌보는 며느리(김지숙)를 통해 치매 환자가 있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신 감독은 치매 환자 가족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 크게 조명받지 못했던 2000년대 초반 치매 환자 보호자가 전적으로 수행했던 돌봄 노동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주연을 맡은 김지숙은 “이 영화는 신상옥 감독님이 보시기에는 미완성 작품일 것”이라며 “비록 미완성이지만 한국영화인협회에서 이렇게 신상옥이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전설을 소환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원로 배우 신영균, 이장호 감독, 양윤호 한국영화인총연합회장,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약 200석 규모의 상영관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영화인들로 가득 찼다.
‘연산군’(1961) ‘열녀문’(1962) ‘꿈’(1967) 등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다수 작품 주연을 맡았던 신영균은 고인을 “내가 가장 존경하는 감독”이라고 지칭하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1960년대 초반 한국 영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 주역이 바로 신상옥 감독이다. 그가 있었기에 60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 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해외 영화제를) 석권하고 있다”며 “한국 영화의 중흥을 이끈 거장의 유작을 이제야 공개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장호 감독은 “(신 감독이 설립한) 신필름에 들어가 어깨너머로 영화 만드는 법을 배웠다”며 “감독님은 정말 자나 깨나 영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던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시사회를 주관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양 회장은 “한국 영화의 산증인인 신상옥 감독님의 작품이 18년 만에 개봉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죄송스럽지만, 늦게나마 개봉하고 대중과 만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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