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이 좌표 찍은 언론인 살인미수... 총격 일당 11명 체포
멕시코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했다며 이른바 ‘좌표’를 찍은 언론인을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11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시티 치안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말 발생한 치로 고메스 레이바 피습 사건과 관련, 11명을 체포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5일 멕시코의 유명 뉴스 진행자인 레이바는 집으로 가던 중 총격을 당했다. 두 무장 괴한이 오토바이에 탄 채 레이바가 탑승한 차량에 총격을 가했지만 레이바는 방탄유리 덕분에 화를 면했다.
멕시코 수사 당국은 당시 직접 총격한 남성을 포함, 이번 공격에 연루된 일당을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르푸치 장관은 “이들이 살인, 마약 거래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갱단과 연관이 있다”며 “구체적인 범행 이유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번 피습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책임도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반박하거나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비난해왔는데, 이번 사건 직전에도 레이바를 공개적으로 비방했다. 대통령의 ‘좌표 찍기’로 레이바가 범죄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오브라도르의 언론 비방이 이어지자, 멕시코 언론인과 평론가 200여 명은 지난해 6월 “기자에 대한 증오 발언을 중단하라”며 성명을 내기도 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멕시코는 언론인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피살된 언론인이 최소 11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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