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출입통제 없는 철길…목숨 잃는 사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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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진역 선로에서 국내 입국 하루도 안 된 외국인이 열차에 치여 숨진 사건(국제신문 지난 8일 자 온라인 보도)의 원인으로 코레일 측의 '안전 불감증'이 지목된다.
코레일 이민철 부경본부장은 "부산역 승강장 끝 구역 통제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구조물로 봉쇄하는 방안은 한계가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CCTV를 늘리고 경보 방송 구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원래 철로로 사람이 진입하면 기술적으로 인지가 가능하지만 사전에 제지하지 못했던 이유를 A 씨의 정확한 동선 등을 토대로 경찰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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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6개월 전에도 유사 사고
- 코레일 안전 소홀 비판 목소리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진역 선로에서 국내 입국 하루도 안 된 외국인이 열차에 치여 숨진 사건(국제신문 지난 8일 자 온라인 보도)의 원인으로 코레일 측의 ‘안전 불감증’이 지목된다. 숨진 외국인이 열차 승강장을 통해 선로로 진입하는 30분 가까이 제지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6개월 전 인근 장소에서 사망사고가 났지만 코레일은 그 이후로도 적절한 안전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12일 철도특별사법경찰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6시30분 동구 초량동 부산진역 선로에서 미얀마 국적 A(50대) 씨가 새마을호에 치여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사고 전날인 지난 7일 오후 한국에 입국해 부산으로 왔으며, 이후 국내에 온 지 12시간도 채 안 되는 시점에 변을 당했다. 경찰은 A 씨가 부산역에서 부산진역까지 1.3 ㎞가량을 20~30분 동안 홀로 걸어갔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본다. CCTV 분석 결과 A 씨는 부산역 9번 승강장을 통해 선로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숨진 이후에도 현장에는 출입 통제 표지판을 제외하면 사실상 열린 공간으로 방치되고 있었다. 이날 취재진이 부산역 승강장 끝 구간에 다가가니, 비스듬한 경사로가 있어 뛰어내리지 않고도 철로로 진입할 수 있었다. A 씨가 진입한 9번 승강장은 약 160㎝의 초록색 펜스가 둘러쳐 있었다. 철로 옆은 구멍이 뚫려 있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진입할 수 있었다. 육교가 있는 9번 승강장 외 나머지 승강장은 너비 2m 정도 되는 초록색 펜스만 있을 뿐 양옆은 비어 있었다. A 씨의 경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움직임 감지 센서를 통해 “이곳은 통제구역이니 물러나 달라”는 내용의 경고방송이 우리말로 흘러나왔다. 취재진은 현장 직원이 제지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약 30분 동안 머물렀지만, 그 어떤 통제도 없었다.
문제는 선로에서 열차 사망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6월 부산진역에서는 선로에 누워있던 60대 남성이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숨졌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로 코레일이 6개월 동안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코레일 이민철 부경본부장은 “부산역 승강장 끝 구역 통제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구조물로 봉쇄하는 방안은 한계가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CCTV를 늘리고 경보 방송 구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원래 철로로 사람이 진입하면 기술적으로 인지가 가능하지만 사전에 제지하지 못했던 이유를 A 씨의 정확한 동선 등을 토대로 경찰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역 승강장 끝 구간에는 총 20대의 CCTV가 있다.
한편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다만 선로가 통제구역인 만큼 어떤 목적에서든 관계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은 통제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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