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3개월만에 또 총사령관 바꿨다... 우크라 침공 후 3번째 교체
발레리 게라시모프(68)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총사령관에 새로 부임한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총사령관에 임명된 세르게이 수로비킨(57) 육군 대장은 3개월 만에 물러나 올레그 살류코프 육군 대장, 알렉세이 킴 참모차장 등과 함께 부사령관으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보좌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번째 총사령관 교체다. 지난해 2월 총사령관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는 두 달 후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육군 대장을 첫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6월에는 게나디 지드코 육군 상장(별 3개), 10월에는 수로비킨 육군 대장이 차례로 총사령관을 맡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교체 인사에 대해 “더 높은 직급이 ‘특별 군사 작전’을 이끌면서 각 부대 활동을 더 긴밀하게 조정하고 병참 활동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괄하는 총사령관 직책을 맡기고, 기존 지휘권자였던 수로비킨 대장을 부사령관으로 강등한 것은 지휘권자의 직급을 더 높여 무게감을 싣겠다는 의도라는 분석과 함께 내부 권력 투쟁의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 BB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크렘린궁 내에서 균열이 일어났다”며 “일각에서는 수로비킨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나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거치지 않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등 권력이 너무 커졌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잔혹하고 무자비해 ‘아마겟돈 장군’이라 불리는 수로비킨은 2017년 시리아 내전 당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도와 시리아 알레포에 폭탄을 대거 투하해 도시 대부분을 초토화한 것으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총사령관이 된 이후엔 전력과 상수도 시설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주도했다.
수로비킨은 또한 러시아 용병 기업인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고니 프리고진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군사 분석가인 롭 리는 “수로비킨 경질은 이번 전쟁에서 와그너 그룹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에 대한 내부 반발의 결과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왕립연합군사연구소의 마크 갈레오티 선임 연구원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게 총사령관 직책은 ‘독이 든 성배’”라며 “그는 푸틴 대통령의 비현실적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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