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조력사망 대찬성 여론?…"비참한 의료 현실에 대한 공포"
[앵커]
최근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조력사망과 관련한 입법을 찬성하는 걸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반대하는 쪽에선 사람들이 저렇게 찬성하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우리의 비참한 연명 치료 현실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조력사망을 도입할지 말지에 대한 문제에 앞서서, 우리의 의료 현실부터 직시해보자고 이야기하는 현장의 모습들을 서효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상혁 씨는 폐암 환자였던 아버지의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본 뒤 조력사망 입법 운동가가 됐습니다.
[이상혁/조력사망 콘텐츠 블로거 : 굉장히 끔찍하더라고요. 계속 숨을 헐떡이시면서 몸부림을 치시는 게. 돌아가신 이후에 한 3년 정도 굉장히 트라우마에 시달렸어요.]
지난해 국내 한 설문조사에선 82%가 조력존엄사 입법에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영호/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 : 비참한 죽음의 상황이 있다 보니까 자기 죽음도 저렇게 될까 봐 안락사나 의사 조력자살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다는 거죠.]
실제 우리나라 사망자 4명 중 3명은 집이 아닌 병원에서 숨집니다.
5년 전부터 사전 동의에 따라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지만, 인공호흡기 등에 의존하는 임종 단계 환자만 해당됩니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 대신 통증을 잡는 완화치료가 이뤄지는 호스피스가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너무 행복해요.} 자신한테도 감사하셔야 돼요. {맞아요.}]
[정극규/동백성루카병원 진료원장 : (죽는)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고통들을 최대한으로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하는 거죠.)]
하지만 서울에 있는 입원형 호스피스는 14곳에 불과하고 암 사망자 이용률도 23%로 95%인 영국과 비교됩니다.
[박은호/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신부 : 본인은 더 살고 싶지만 가족들이 은근히 조력자살을 선택하도록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할 수 있지 않을까.)]
의료계에선 존엄한 생애 말기 돌봄이 가능하도록 기존 제도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호성/동백성루카병원 진료과장 : 많은 분들이 조력자살, 안락사에 관련돼서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실존적인 위기를 이야기할 때, 사실 저희는 그런 거죠. '다 해봤어?' '많이 노력해봤어요?']
(PD : 박서혜 / 영상디자인 : 오은솔 / 리서처 : 류지나·고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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