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규제 풀었다 해도...“6억 넘는 집은 여전히 장벽” 왜? [부동산 라운지]

자녀 명의 매수 문의 늘었지만
자금계획서 내야해 부담 느껴

[사진 = 연합뉴스]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곳이 비규제지역으로 전환되면서 주택 구입시 자금 출처를 증명하는 서류들을 내지 않아도 되게됐다. 이에 현금 거래가 많은 자영업자나 자녀 명의로 주택을 마련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절차만 간소화 됐을 뿐 부자연스러운 거래에 대한 조사는 여전하기 때문에 성급한 접근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부로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이들 지역에서 6억원 미만의 주택을 구입할 땐 자금조달계획서를 시·군·구에 제출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또한 6억원 이상 주택 구입시 자금조달계획서는 제출해야하지만 이에 대한 자금 증빙서류를 내지 않아도 되게됐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은 투기과열지구 주택 거래에서만 자금 조달계획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조달계획서는 말 그대로 매수자가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기재하는 서류다. 본인 자금은 얼마이고 빌린 자금은 얼마인지, 현금, 증여,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기타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린 돈 등은 각각 얼마인지를 꼼꼼히 기재해야한다. 여기에 자금 증빙서류는 계획서에 기재한 금액들을 항목별로 실제로 어떻게 마련했거나 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서류다. 소득금액증명원, 예금잔액증명서, 증여세·상속세 신고서, 차용증 등이다.

규제지역이 대거 해제되면서 이런 서류들을 내지 않아도 되게 되자 일선 중개업소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현금 거래가 많은 자영업자들이나 관련 사업자들, 또 가족에게 목돈을 빌려주고 이들 명의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기회처럼 여겨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 의류 도매업 종사자가 많은 성동구 소재 한 중개사는 “작년 재작년엔 사업하시는 분들이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도 상담을 받으러 와서 자금조달계획서와 자금 증빙서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발길을 돌리는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6억원 미만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지난달 중위가격 6억3100만원) 소재 한 중개사는 “규제지역 해제 이후에 자녀 앞으로 집을 마련해주려는 분들의 전화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무 당국의 감시가 여전하다며 섣부른 매수를 경계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서류를 안내도 된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부담은 줄었지만 세무 당국이 빠르게 들여다보기가 어려워졌을 뿐 안 들여다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종필 세무사도 “거래신고가 이뤄지며 부자연스러운 거래가 아닌지 자동으로 모니터링이 가동되기 때문에 소명 대상이 될 수 있고 소득, 증여 등에 대한 탈세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