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의 근거' CPI 발표…시장과 연준, 누가 맞나[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하락 기대감에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금리 인상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나스닥지수는 11일(현지시간) 1.8% 올랐다. 지난해 12월 시간당 임금 인상률이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발표된 지난 6일부터 4거래일째 강세다. 이 기간 동안 나스닥지수는 6.1% 급등했다.
S&P500지수와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1.3%와 0.8%씩 오르며 2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CPI는 전달 대비 0.1%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에 비해선 6.5%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전년비 CPI 상승률 7.1%에 비해 더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11월 CPI는 전달에 비해서는 0.1% 올랐었다.
지난해 12월 근원 CPI는 전월비 0.3%, 전년비 5.7%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물가지표다. 지난해 11월 근원 CPI는 전월비 0.2%, 전년비 6% 상승했었다,
CPI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시장 예상치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며 조속한 물가 안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특이한 점은 이처럼 CPI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동안 국채수익률은 떨어졌지만 나스닥지수는 오히려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기술주의 실적 부진 전망과 밸류에이션 우려가 기술주 하락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술주가 상당 수준 내려간 지금은 CPI 둔화의 수혜를 기술주가 가장 많이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증시는 지난해 12월 CPI도 이전 두 달과 마찬가지로 예상을 하회할 것을 기대하고 미리 기술주 주도로 랠리한 것으로 보인다.
CME(시카고 상품거래소)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2월1일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78%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연방기금 금리는 4.5~4.75%가 된다.
이와 관련,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인터뷰에서 오는 2월 FOMC 때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져 있다고 밝혔다.
오는 3월 FOMC에서는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가능성이 68% 반영돼 있다. 이 경우 금리는 4.75~5%가 된다. 현재 시장은 2월과 3월에 금리가 0.25%포인트씩 인상된 뒤 긴축이 종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핌코의 이코노미스트인 티파니 윌딩과 앨리슨 박서는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연준은 지난해 12월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린 후 2월 초에는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5% 부근에서 금리 인상을 중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시모나 모쿠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은 오는 2월에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사실상 예상하지 않고 있는데 나는 시장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은 여전히 시장의 기대를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료가 문제"지만 "임대료가 CPI에 반영되는데 시차가 있다는 점을 다들 알고 있고 결국 상승세가 급격히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는 근원 CPI의 40%를 차지한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모쿠타는 지난해 10월과 11월 CPI가 예상보다 큰 폭 내려간 것은 에너지 가격 하락 때문이라며 "지난 2번의 물가지표는 인플레이션 둔화 정도가 과장돼 나타났을 수 있고 이번에도 휘발유 가격 하락 덕분에 인플레이션이 크게 완화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음 물가지표부터는 이런 휘발유 가격 하락의 도움이 없을 것"이라며 "이제 초점을 서비스 물가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트 자산관리의 창업자인 마이클 J. 크레이머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스왑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올 여름까지 2.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CPI는 이 같은 전망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으로 중요하며 만약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확인돼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스왑시장은 트레이더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에 근거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직접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집결돼 나타난다. 지난해 여름까지 인플레이션 스왑시장은 CPI가 당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보다 더 올라갈 것이란 점을 정확히 예측했다.
하지만 올 여름이면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에 근접해갈 것이라는 인플레이션 스왑시장의 전망과 달리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는 올해 안에 전년비 CPI 상승률이 '2'자를 못 볼 것이라는 신중론도 존재하고 있다.
스파우팅 락 자산관리의 수석 전략가인 리스 윌리엄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어느 순간이 되면 시장이 2% 인플레이션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시장에서 매도세가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증시는 단기적으로 상승한 뒤 올 2분기에는 2%의 인플레이션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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