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 백골로 발견된 노모…딸 쪽지엔 '2020년 엄마가 숨졌다'
숨진 어머니 연금 매달 지급…경찰, 딸 긴급체포
인천의 한 빌라 안방에서 2년 넘게 방치된 노인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함께 살던 딸은, 어머니가 숨진 사실을 다른 형제들에게 알리지 않고 시신과 한집에서 지내왔습니다.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골목 사이로 119구급차가 들어옵니다.
구조대원들이 빌라 안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 급히 뛰어나옵니다.
'자녀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던 70대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된 겁니다.
[인천 남동소방서 관계자 : 이불에 덮여 있었고요. 너무 부패가 심해서 이불이 안 떨어질 정도로…]
노인 시신과 함께 지낸 사람은 40대 딸이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이 집에서 단둘이 살았습니다.
[주변 상인 : (예전에는 딸이) 엄마하고 사이도 좋게 잘, 시장도 갔다 오시고… (그런데) 할머니는 (최근) 몇 년은 못 봤어요.]
어느 순간부터 혼자 다니던 딸은 형제자매들에게 어머니의 사망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주민등록 사실조사 때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확인 전화에 어머니의 사망을 언급했지만 담당 공무원은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주민자치센터 관계자 : (조사원이) 딸이 '엄마 죽었다'는 말을 했다고 그래요. '그럼 사망 신고하시라'고 안내는 했거든요.]
하지만 사망 신고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달까지 숨진 어머니 몫의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 60여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경찰은 집에서 '2020년 8월 엄마가 숨졌다'고 쓴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시신은 부검 의뢰하고 딸은 시체 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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