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만난 칠곡 할머니들 "글 배와가 참말로 잘했네"(종합)

정지형 기자 2023. 1. 1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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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12일 '칠곡할매글꼴'로 잘 알려진 경북 칠곡군 할머니들을 만났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칠곡할매글꼴 주인공인 김영분(77)·권안자(79)· 이원순(86)·추유을(89)·이종희(91) 할머니를 만났다고 밝혔다.

칠곡 할머니들은 대통령 연하장에 칠곡할매글꼴이 사용된 것을 알고 윤 대통령 부부에게 설 명절을 맞아 대형 연하장(가로 90㎝·세로 60㎝)을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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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할매글꼴' 주인공들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
대통령 부부에게 대형 연하장·시집·농산물 선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 김영분(77), 권안자(79), 이원순(86), 추유을(89), 이종희(91) 할머니를 초청해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칠곡할매글꼴은 경북 칠곡군이 어르신 대상으로 운영하는 성인문예교실에서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글씨체로 윤 대통령 부부는 새해 연하장을 할머니의 서체로 제작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12일 '칠곡할매글꼴'로 잘 알려진 경북 칠곡군 할머니들을 만났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칠곡할매글꼴 주인공인 김영분(77)·권안자(79)· 이원순(86)·추유을(89)·이종희(91) 할머니를 만났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부부는 각계 인사에게 보낸 신년 연하장 글씨체로 권안자 할머니의 글씨체를 사용했다.

칠곡 할머니들은 대통령 연하장에 칠곡할매글꼴이 사용된 것을 알고 윤 대통령 부부에게 설 명절을 맞아 대형 연하장(가로 90㎝·세로 60㎝)을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

할머니들은 연하장에 "칠곡할매들 안 이자뿌고(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가(주셔서) 고맙습니다"라며 "글을 배와가(배워) 이래(이렇게) 대통령님께 글도 쓰고 참말로 잘했내요(잘했네요)"라고 적었다.

또 "그자 명절에는 식구가 모이야(모여야) 되는데 나라일 단디(단단히)한다고 식구도 다 못 보고 섭섭지예"라며 "할매도 명절에는 죽은 영감 생각에 마음이 그렇습니데이. 우짜던지 설이니까 복 만이(많이) 받고 건강도 잘 챙기시이소"라고 썼다.

할머니들은 또 대통령실을 방문해 방명록에 "우리 할매들은 대통령님을 믿습니다. 나는 눈이 잘 안 보이가(보여서) 글 쓰는 것이 힘들어유. 귀는 쪼메 잘 들이요(들려요). 대통령님 좋은 이야기 마이(많이) 들리게 해주세요"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 건강하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라고 적어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 김영분(77), 권안자(79), 이원순(86), 추유을(89), 이종희(91) 할머니를 만나 할머니들이 쓴 연하장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칠곡할매글꼴은 경북 칠곡군이 어르신 대상으로 운영하는 성인문예교실에서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글씨체로 윤 대통령 부부는 새해 연하장을 할머니의 서체로 제작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 여사는 할머니들과 환담을 하면서 "할머니들의 글씨체가 너무 예뻐 연하장을 받은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다"고 감사를 나타냈다.

김영분 할머니는 "처음에 '가나다라'를 배울 때는 막막했는데 할수록 재미가 있고 눈물도 났다"며 "이제 학교 가서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추유을 할머니는 "은행 가서 돈을 찾으려고 하면 이름을 쓰라고 하는데, 그때마다 손이 떨렸다"며 "이제는 글을 배워 잘 쓴다"며 웃음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추유을 할머니가 직접 쓴 시인 '그때가 좋았다'를 읽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쓴 시집과 함께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팥과 콩, 쌀 등을 선물했다. 또 칠곡에서 만든 참외칩과 꿀을 전달했고, 윤 대통령 부부는 즉석에서 맛을 봤다.

칠곡할매글꼴은 칠곡군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성인문예교실에서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글씨체다.

할머니들은 각자의 글꼴을 만들기 위해 4개월간 각각 2000장에 이르는 종이에 손수 글씨를 써가며 글꼴을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칠곡할매글꼴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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