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중·러 견제’ 유럽과 안보협력…영국과 ‘연합군사훈련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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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영일동맹 이후 (120년 만에 영국이 체결한) 가장 중요한 안보 협정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런던에서 만나 상대국 군대와 공동훈련을 쉽게 하는 '원활화협정'(RAA)에 서명한 뒤 영국 총리관저가 내놓은 논평이다.
일본 외무성 자료를 보면, 기시다 총리는 3개국 정상들과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 △동·남중국해에서 힘을 배경으로 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반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등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향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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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프·이탈리아 돌며 안보협력 다져…중, 반발
“1902년 영일동맹 이후 (120년 만에 영국이 체결한) 가장 중요한 안보 협정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런던에서 만나 상대국 군대와 공동훈련을 쉽게 하는 ‘원활화협정’(RAA)에 서명한 뒤 영국 총리관저가 내놓은 논평이다.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같은해 6월 말 중요 문서인 ‘전략개념’ 개정을 통해 러시아는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 중국은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대만해협이라는 ‘두개의 전선’에서 중·러와 맞서게 된 주요 7개국(G7) 회원국인 일본과 유럽 주요국 간의 안보 협력이 한층 긴밀해지는 모습이다.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을 맡게 된 기시다 총리는 9일 프랑스, 10일 이탈리아, 11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을 순방하며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유럽의 마지막 순방지인 영국에선 11일 정상회담을 통해 ‘원활화협정’(RAA)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할 때 두 나라 군대가 상대국을 방문할 경우 필요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다. 앞으로 두 나라가 상대국을 오가며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일본이 이 협정을 맺은 것은 동맹인 미국을 제외하면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두번째다.
이런 전략적 의미를 인식한 듯 기시다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불가분의 관계다. 이번 원활화협정은 양국 방위 협력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 매우 뜻깊은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영국 총리도 “원활화협정으로 양국의 방위 협력은 가속화될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국의 관여를 강고히 한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기고에선 “위법하고 잔인한 침략을 한 러시아”와 “여러 수단을 사용해 국제질서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중국”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하루 전인 10일 로마에선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외교·국방 당국 간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2035년 배치를 목표로 이탈리아·영국과 함께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한다. 일본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와 방위장비품을 공동 개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두 나라와 군사기밀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군 당국 간 인적 교류도 확대될 수밖에 없어 안보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9일 파리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자위대와 프랑스군 사이에 부대 왕래와 공동훈련을 실시하고, 올해 상반기에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하는 ‘2+2’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유럽 주요국들과 주요 국제 현안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일본 외무성 자료를 보면, 기시다 총리는 3개국 정상들과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 △동·남중국해에서 힘을 배경으로 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반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등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향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은 독일을 포함한 유럽 내 주요 7개국 회원국 모두와 방위장비품·기술이전협정,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고 있다.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아시아·태평양은 평화적 발전의 곳이지, 지정학적 게임의 경기장이 아니다. 가상의 적을 만들어 집단 대항의 낡은 사고방식을 아·태 지역에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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