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2주택자 처분기한 2년→3년 연장

정부, 시행령 개정… 즉시 소급 적용
양도·취득·종부세 1주택 동일 혜택
급매 줄여 시장 충격 최소화 기대

이사 등의 목적으로 신규 주택을 취득해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된 경우, 3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지역에 관계없이 1세대 1주택자로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주택 거래량 감소로 기존에 살고 있던 집을 팔고 싶어도 팔기 힘든 일시적 2주택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급매를 줄여 부동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1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지방세법·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12일 발표한 소득세법·지방세법·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사 등 사정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사람이 새집을 사고 나서 3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지역과 관계없이 1세대 1주택자로서 세금 혜택을 볼 수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개정안에 따르면 일시적 2주택자가 1세대 1주택자로서 과세 특례를 적용받기 위한 주택 처분 기한이 현재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된다. 지금까지는 기존 주택 1채를 보유한 상태에서 새집을 사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 기존 주택을 2년 이내에 처분해야 세제상 특례를 받을 수 있었다.

정부는 주택 처분 기한이 세목이나 주택 소재지와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목별로 보면 종부세의 경우 전국 어디서든 신규 주택을 취득하고 3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팔면 세금 혜택을 받게 된다. 일시적 2주택자가 3년 내에 종부세를 낼 때 일반 기본공제(9억원)가 아닌 1세대 1주택 기본공제인 12억원을 적용받게 된다는 것이다. 공시가격 기준 12억원까지는 아예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또 고령층·장기보유 세액공제(80%)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양도소득세·취득세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처분 기한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일시적 2주택자들이 3년 안에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고,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을 수 있다.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선은 현재 주택 시가 기준 12억원이다.

취득세도 현재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경우 중과세율 8%가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3년 내 주택을 처분하면 일시적 2주택자라도 1~3%의 기본세율만 부담하게 된다. 이번 조치로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갈아타는 일시적 2주택자들은 좀 더 여유 있게 주택을 처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5월에도 일시적 2주택자의 처분 기한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정부는 2월 중 개정 시행령을 공포·시행하되 처분 기한 연장은 이날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도소득세·취득세는 2023년 1월12일 이후 종전 주택 양도분부터, 종부세는 올해 납세 의무 성립분부터 각각 혜택이 적용된다. 아울러 종부세는 2022년에 일시적 2주택 특례를 신청한 경우도 주택 처분 기한을 3년까지 늘려주기로 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