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데이터M] 청년들의 덫이 된 빌라 전세…서울 전역이 위험
【 앵커멘트 】 데이터취재팀 민경영 기자와 더 자세한 취재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1 】 민 기자, 먼저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 기자 】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활용했는데요.
이 시스템에서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발생한 빌라 전세 거래 데이터 12만 5천 건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 빌라왕 일당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신축 빌라, 그러니까 2020년 이후 입주를 시작한 빌라의 전세 거래 5,051건을 골라냈고요.
여기에 부동산별 실거래가 데이터를 합쳐서, 전세금이 실거래가의 90%를 넘는지, 다시 말해 '깡통 전세'였는지 여부를 분석했습니다.
【 질문1-1 】 빌라왕 일당이 신축 빌라를 콕 집어 노린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빌라 자체가 아파트와 달리 가격이 표준화돼 있지 않고, 신축 빌라의 경우는 거래량도 없어서 정확한 실거래가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요즘 같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실거래가 확인이 더 어려워졌죠.
또한, 피해자 대부분이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2030 사회 초년생들이었잖아요?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빌라왕 일당이 전세 사기를 벌여왔던 겁니다.
【 질문2 】 방금 리포트에서 서울 화곡동 신축 빌라의 깡통 전세 문제가 다뤄졌는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 기자 】 지난해 서울 화곡동에서 이뤄진 신축 빌라 전세 거래는 총 604건이었는데요.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이 가운데 495건, 82%가 깡통 전세였습니다.
그런데 이 495건을 일일이 살펴보면요.
아예 전세가가 매매가를 넘는 역전세, 그러니까 전세가율이 100% 이상인 경우가 377건이나 됐고요.
한 빌라는 전세가율이 무려 175.4%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거래된 화곡동 신축 빌라 전세가율 평균은 무려 101.2%였는데요.
화곡동이 그야말로 빌라왕 일당의 놀이터였다는 걸 보여주죠.
【 질문3 】 그런데 이런 현상이 화곡동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다른 지역은 어떤가요?
【 기자 】 네, 화곡동에 빌라가 워낙 많다 보니, 화곡동의 전세 사기가 두드러졌던 거지, 다른 지역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신축 빌라 전세 거래가 100건 이상 이뤄진 지역을 살펴보면요.
서울 신림동의 깡통 전세 거래 비율은 75%, 금천구 독산동 87%, 양천구 신월동 97%로 엄청난 수치들을 보여줬습니다.
신월동 같은 경우는 거의 모든 신축 빌라 전세 거래가 '깡통 전세'였던 셈이죠.
서울 전체적으론 양천구, 강서구, 금천구 등 서부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깡통 전세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는데요.
서울 전체 신축 빌라의 깡통 전세 비율은 47%였습니다.
【 질문4 】 아무래도 깡통 전세 사기, 저소득 청년층에게 더욱 취약하겠죠?
【 기자 】 저희가 신축 빌라들을 매매가를 기준 하위 25%인 저가 빌라와 상위 25%인 고가 빌라 등으로 구분해 비교해봤는데요.
저가 빌라의 깡통 전세 거래 비율은 무려 80%로, 고가 빌라의 5배에 달했습니다.
빌라 전세 사기가 서민층을 노린 범죄였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더욱 안타까운 건, 경제 불황 속 저소득 청년들에게 대안이 없다는 겁니다.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다시 저가 빌라에 전세를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A 씨 / 20대·전세 사기 피해자 - "월세도 엄청 올랐기 때문에 월세 부담이 크고 하다 보니 그나마 그래도 전세가 쌀 것 같아서 그렇게 들어갔는데 또 이렇게 당하는 거죠. 결국에는…."
【 질문5 】 아무래도 사회 초년생들은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많이 의지를 할겁니다. 잘 모르니까요.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크게 부각이 되진 않았어요?
【 기자 】 사실 이런 전세 사기에는 주범 외에도 공인중개업자가 끼는 것이 보통이긴 한데,
이런 범죄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진 않았던 터라 비판이 나오기도 했죠.
최근 법원이 고객에게 '깡통 전세'라는 걸 속인 중개업자에게 보증금 반환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긴 한데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이런 조직적인 범죄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할 겁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영상편집: 김상진 그래픽: 임주령·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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