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시의원 "TBS 폐지 조례안 수정 가능…공정성 찾는다면"
12일 TBS 신년토론에서 문성호 국힘 시의원 주장
백미숙 시청자위원장 "불공정하다고 해서 방송 폐지하는 것은 해결 방안 아냐"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TBS 재원의 70% 가량을 차지하던 서울시 출연금을 2024년부로 끊는 'TBS 조례 폐지안'에 대한 수정 가능성이 언급됐다. TBS가 진정한 '시민의 방송'이 된다면 다시 지원할 수 있다는 국민의힘 시의원 주장이다.
12일 서울 상암동 TBS 사옥에서 열린 '신년토론 TBS의 약속'에 출연한 문성호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TBS를 시민의 뜻으로 공정하게 되돌려주자는 의견에 대해 필요충분조건이 확실하게 된다면 폐지 조례를 다시 만질 확률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TBS가 진짜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공정성을 갖게 된다면 얼마든지 다시 손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희망을 전달드린다”며 “입법기관으로서 모욕적인 언사가 될 수 있고 법을 가지고 장난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표현은 아끼겠다”면서도 “뒤바뀔 수 있는 확률은 존재하고 수정 등의 방법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112석 중 76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발의했고 일부 수정을 거쳐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정식 공포했다. 해당 안으로 서울시 출연금 지원이 2024년부로 끊겨 법적으로 상업광고를 할 수 없는 TBS는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진다.
국민의힘이 TBS를 압박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일부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가 꼽혀왔다. 문성호 시의원은 “TBS는 서울시 출연기관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공정성에 앞장서야 한다”며 “지방선거 끝나고 나니까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해 약간 철퇴를 맞는 그림이 그려진 것이지 이전부터 공정성 문제는 제기됐다”고 말했다.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는 이날 방송에서 공정성에 초점이 맞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에디터는 “뉴스공장의 공정성 문제는 하나의 시각으로 볼 수 없다. TV조선도 그들의 시청층이 있는 것이고 TBS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부정확한 정보의 문제”라며 “뉴스공장에선 미투공작설 등 여러 음모론이 나왔다. 진행자의 입에서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제작진들이 아무 규율을 하지 못했다. TBS가 뼈아프게 생각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백미숙 TBS 시청자위원장은 “지적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프로그램 폐지라는 것이 문제”라며 “현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이미 공정성의 원칙이란 것은 이미 시효를 다했다. 그런 상황에서 방송이 불공정하다고 진행자 내보내고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은 적절한 해결 방안이 아니다.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도록 좀 더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본다. 뉴스공장은 '따옴표 저널리즘' 비판을 받고 있는 저널리즘 시장에서 그들만의 희소한 목소리를 냈다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TBS 조례 폐지안'과는 별개로 서울시는 TBS의 출연금을 2년 연속 대폭 삭감했다. 현재 TBS는 예산 부족으로 외부 진행자가 하차하고 시사프로그램을 음악·교통프로그램으로 대체 편성하는 등 '비상운영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박유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작년 TBS 400여 노동자 인건비로만 233억 정도가 나갔는데 삭감된 올해 출연금이 232억 원”이라며 “서울시는 나머지 필요한 부분을 알아서 벌라는 것인데 제작비가 있어야 광고든 협찬이든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유진 시의원은 “다수당이 됐다고 해서 TBS를 문 닫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방송과 언론은 전리품처럼 다뤄져선 안 되는 영역”이라며 “어떤 정치 권력도 방송과 언론의 보도 환경을 지배할 수는 없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너무 치졸한 인질극 같은 것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TBS가 시민 참여형 지역공영방송의 역할을 더 해야 한다. 서울의 서초동 물난리, 강남역 침수 등의 재난방송은 서울의 지역방송이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해줘야 하는 역할”이라며 “사회적, 자연적 재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서울시민을 만들기 위해선 재정투입하는 것을 아끼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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