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 직원들, 이태원 참사일 ‘尹 비판’ 손피켓 제거 동원
[앵커]
참사 당일 밤 용산구청에도 이태원 일대가 너무 혼잡하다는 민원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구청 당직자들은 이태원이 아닌 대통령실 인근으로 나가서, '다른 업무'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 대통령 비판 집회 참가자들이 남긴 손피켓을 제거하라는 작업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혜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퇴진하라!"]
10월 29일 저녁, 이태원과 가까운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선 두 건의 집회가 있었습니다.
그중 진보단체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는 손피켓을 들었는데, 집회 이후 해당 피켓 수백 장을 전쟁기념관 담벼락에 붙였습니다.
경찰은 이를 불법 광고물로 보고 용산구청에 철거를 요청했습니다.
그때가 저녁 8시 반.
'이태원 인파'에 대해 신고가 잇따르던 시점이었는데, 용산경찰서 정보과는 엉뚱한 업무 협조를 요청했던 셈입니다.
구청 근무자들은 당초 거절 의사를 보였지만, 뒤이어 구청장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결국 작업에 나선 걸로 알려졌습니다.
당직실에 있던 5명 가운데 2명이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용산구청 직원들은 이곳에서 1시간 가량 전단지를 제거했습니다.
9시쯤 시작된 작업이 10시 40분까지 이어졌고, 근무자들은 작업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 상부에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시간대는, 이태원 골목에서 압사 위기가 고조되고 있던 바로 그 무렵이고, 혼잡에 대한 신고가 구청에도 들어와있던 시점이었습니다.
당직자들은 그 민원을 받고 당초 이태원에 나갈 준비를 하다가, 피켓 제거 요청으로 동선을 바꾸게 됐다고 특수본에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당직 일지엔, 해당 작업이 아닌 주정차 단속을 한 걸로 기재됐습니다.
용산구청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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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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