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자진귀국 의사 밝혀..."이르면 13일 출발"(종합2보)
기사내용 요약
당초 귀국 지연 예상됐으나 자진해 의사 밝혀
같이 붙잡힌 양선길 회장도 동시에 입국 예정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등 각종 의혹수사 '물꼬'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약 8개월 동안 검찰 수사망을 피해 해외 도피생활을 하다가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이번 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12일 법조계와 쌍방울 그룹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태국 이민국에 체포된 김 전 회장이 자진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이르면 13일 태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불법체류 사실을 부인하고 이날 태국 현지에서 재판받을 예정이었으나, 뒤늦게 입장을 바꿔 불법체류 혐의를 인정하고 당국에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이에 현지 법원은 김 전 회장에게 3000바트를 선고했으며, 이민청은 강제추방 결정을 내렸다.
김 전 회장은 앞서 검찰 측 조치로 여권이 무효화됨에 따라 긴급 여권 또는 임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방침이다. 이날 김 전 회장과 함께 붙잡힌 양선길 회장도 같이 입국한다.
쌍방울 관계자는 "해외 도피로 인해서 계속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계속 버티는 게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여권이 발급되는 대로 이르면 내일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쌍방울 그룹 관련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배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외화 밀반출 및 대북 송금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은 이 같은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검찰은 앞서 일부 의혹에 대해 관련자를 구속기소 하면서 김 전 회장을 공범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 등이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일부 구속기소 된 관련자들도 혐의를 부인하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이번 김 전 회장의 귀국은 검찰 수사의 물꼬를 틀 전망이다.
우선 가장 주목되는 수사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 그룹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 됐다는 내용이다. 이 의혹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후 같은 해 10월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국민의힘이 같은 의혹으로 이 대표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고발하며 수사가 본격화됐다.
당시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은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변호사비로 3억원을 썼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특정 변호사에게 현금과 상장사 주식 등 20억여원을 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우선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다만, 불기소 결정문에 "통상의 변호사 보수 등에 비춰 이례적인 소액으로 보이며, 변호사비로 지급한 금액이 현재까지 드러난 금액 이외에도 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사정들이 다수 존재한다"면서 변호사비 대납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겨놨다.
공직선거법 사건 공소시효가 선거일로부터 6개월로 기한이 다소 촉박하다 보니 의혹은 있으나 현시점에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검찰은 이 사건 의혹 자체에 대해서는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께 태국 빠툼타니 소재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의해 붙잡혔다.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도 현장에서 함께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8개월 만에 덜미를 잡혔다.
쌍방울 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김 전 회장의 입국을 기점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많은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쌍방울그룹도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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