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다다른 기준금리 인상… 오늘 `베이비 스텝` 무게

문혜현 2023. 1. 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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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사상 첫 7연속 인상 전망
민간 이자부담 33.6조 늘어날 듯
연내 통화 정책 전환은 미지수
美 추가긴축 예정에 금리차 다시 ↑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 0.25%p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한은)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5%대의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이 시장의 예측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사상 첫 7차례 연속 인상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는 3.50%으로 올라선다. 2021년 8월(0.50%) 이후 16개월만에 기준금리가 3%포인트 뛰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마지막 금리인상' 나서나= 13일 금통위에선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유력하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7명이 이번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이유는 아직도 5%대에 이르는 물가 오름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12월까지 5%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31일 "2023년초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또 민간 부문이 고금리를 버텨낼 여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9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0.6%"라며 "2021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코로나19 이전인 2016∼2018년(62∼63%) 수준을 하회하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낮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금통위 위원 가운데 소수 동결 의견을 전제로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라며 "이번 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지막 인상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과도한 시장 쏠림을 억제하고 기대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추가 금리 인상 여지는 열어 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도 "연준이 긴축을 이어나갈 것임을 명확히 한 상황"이라면서도 "안정을 찾은 원·달러 환율, 여전히 상존하는 자금경색 우려, 경기둔화 등을 감안하면 1월 회의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0월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기준금리를 3.5%로 보는 시장 기대치에 대해서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기준금리 3.5%는 전제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지만, 미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 한 이번이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하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관건인데, 상당기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면 미국(4.25∼4.50%)과 기준금리 격차는 1%포인트로 좁혀진다. 하지만 이달 31일과 2월 1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한·미 간 금리 격차는 다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기업대출 5%대 훌쩍=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가계와 기업이 각각 연 3.10%, 2.78% 수준이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3%포인트 가까이 올라서면서 지난해 11월 가계는 5.57%, 기업은 5.67%까지 치솟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계·기업 등 민간 부문의 이자 부담액이 올해말까지 33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이는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를 작년말 4.9%, 올해말 5.26%로 가정해 추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기업과 소득의 대부분을 이자로 내는 취약 가구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잠재 부실 기업'으로 평가되는 한계기업은 2020년 3465개사에서 2021년 3572개사로 107개 늘어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보유차주의 평균 DSR은 60.6%로 3년 6개월 만에 다시 60% 선을 돌파했다. DSR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로, 주담대와 신용대출 동시 보유 차주의 DSR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70%에 달한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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