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판매` KB증권 임직원 5명 집행유예…이종필은 `무죄`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에 있어 감독 소홀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 KB증권이 1심에서 벌금 5억원을 선고받았다. 펀드 판매 수수료가 없다고 거짓 표시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고, 부실을 알고도 판매해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1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KB증권에게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임직원들 역시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KB증권은 라임 펀드의 판매사 겸 TRS 제공 증권사다. TRS란 투자 자체를 담보로 잡고 추가로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대출이다. 가령 라임이 특정 기업 전환사채(CB) 등에 100억원을 투자했다면 KB증권이 이를 담보로 라임에 100억원을 빌려줘 2배의 투자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김모 전 KB증권 델타원솔루션부 팀장은 직무상 정보를 활용해 판매 수수료를 부당하게 취득한 혐의와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처럼 기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씨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매수수료가 없다고 허위 표시한 다른 KB증권 직원 류 모씨와 김 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문 모씨와 신 모씨는 해당 범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해 각각 징역 6개월과 8개월의 형이 선고유예됐다.

아울러 김 전 팀장과 문씨, 유씨, 김씨, 신씨에게 부과한 벌금 1억원에 대해서도 선고를 유예했다.

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도 부실 판매 결탁 의혹으로 함께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라임펀드 판매에 대한 조치 행위들은 모두 KB증권 내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팀장과 문씨가 라임 펀드가 부실한 것을 알고 판매했다는 특경법상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결탁 의혹을 받는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씨와 이종필 전 부사장 등이 2019년 3월 라임의 모펀드가 'A등급 우량사채 등에 투자한다'는 제안서와 달리 무등급 사모사채 등에 투자한 정황을 알면서 이를 감추는 식으로 167억원 상당의 자펀드를 판매한 혐의는 무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모펀드가 A등급 이상 판매하는 행위는 극히 드물다"며 "과거에 레버리지 중복 투자가 이뤄질 당시 자펀드가 모펀드에 개별 투자하는 과정에서도 개별 TRS(총수익스와프)를 사용하는 경우에, TRS에 일정등급 이상 제한을 주었던 역사적인 과정에서 나온 용어일뿐이라고 이해하게 됐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말을 가지고 A등급 이상 채권에만 투자하겠다고 해석하는 것은 오독"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KB증권 측은 "라임 관련된 3가지 기소 내용은 무죄 판결 받았다"면서 "유죄 판결 받은 펀드수수료 우회 수취 건은 라임 사태와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